구멍 난 수술복
구멍 난 수술복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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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수술복

수술복을 입으려다 구멍이 났기에
무심코 버리려다
슬몃 마음이 아려왔네
 
인연이 닿아 나와 더불어 여러 해 동안
'내 죄를 보지 마시고 환자와
그 가족들의 기도를 들으시어
수술이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기원 드렸던
 
수술 후 세상 환해졌다고
좋아하시던 분들을 보던 작은 기쁨보다
더러는 여전히 침침하시다는 불편함을
덜어주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내가 흘린 땀에 젖고
긴장의 순간들을 덮었으며
알코올과 소독액을 대신 몸에 묻혀
스스로 더럽혀지고 씻기기를 여러 해
 
이제는 쉴 때가 된
구멍 난 수술복을 마지막으로 입은 오늘
'제 허물 때문에 수술이 잘못되지 않게 하시고
환자와 그 가족들의 간절함을 읽으시어
마지막까지 수술이 잘 될 수 있기를' 기도하는
 
구멍 난 수술복의
낮은 목소리에 새삼 
숙연해 본다

 

정의홍
정의홍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의대졸. 안과전문의. 201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천국아파트 등 시집 출간. 2013년 귀향, 강릉솔빛안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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