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 권한, 줄 생각 없는데, 건보공단 '군침' 왜?
특사경 권한, 줄 생각 없는데, 건보공단 '군침' 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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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 "특사경 권한 공무원에 준 것…공단이 달라는 것 오버" 지적
의협 "사무장병원 단속에 특사경 활용…의사 직업수행 자유 심각히 훼손"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20일 '사무장병원 근절 방안 공청회'를 열고 3단계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공청회에서는 특사경제도를 활용한 사무장병원 단속 강화 방안이 발표돼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20일 '사무장병원 근절 방안 공청회'를 열고 3단계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공청회에서는 특사경제도를 활용한 사무장병원 단속 강화 방안이 발표돼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의협신문

불법 사무장병원을 단속하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한(특사경제도)을 주는 것을 놓고 대한의사협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과 수가 계약 당사자인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의사들의 직업수행 자유를 훼손할 수 있는 초법적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는 사무장병원에 대해 비급여 진료비용을 몰수 및 추징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환자가 자신이 원해서 비급여 진료를 신청하고 비용을 지급한 것이므로 문제가 있으면 환자 본인이 직접 병원 측에 비용 환급 청구를 하면 될 일을 국가가 비급여 진료비용 모두를 몰수하는 것은 문제가 될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사무장병원 근절 종합대책 '3단계 추진전략' 발표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이 마련한 사무장병원 근절 종합대책은 ▲진입단계(불법개설 사전 차단) ▲운영단계(전방위 감시체계 구축) ▲퇴출단계(불법행위 반복 방지) 3단계로 구분된다.

진입단계는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의료기관 개설권 폐지 △의료법인 임원 지위 매매 금지 △의료법인 지배구조 개선 △지역 의사협회 등을 통한 사전감시방안 검토 △의료법인 설립기준 구체화 및 관리체계 강화 등을 추진한다.

ⓒ의협신문

운영단계는 △보건복지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제도)권한을 활용한 사무장병원 단속 강화 △의료인 자진신고 감면(리니언시) 제도 강화 불법개설기관 감지시스템(BMS) 고도화로 적발률 제고 △회계 공시제도 적용 대상 확대 검토 △의료계 자정 활동 유도 및 사회적 감시체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퇴출단계는 △불법 개설자 형사처벌 강화 △사무장병원 조사 거부 시 제재 강화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몰수 추징제도 도입 △사무장병원 폐쇄 명령 처분 등 승계 규정 신설 △체납금액 징수 활동 강화 등을 담고 있다.

3단계 추진전략 중 '특사경제도'·'비급여 진료비 몰수' 논란
3단계 추진전략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특사경제도와 비급여 진료비용 몰수·추징제도이다.

보건복지부가 특사경제도를 꺼내 든 이유는 현재 사무장병원을 상시로 전담해 단속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또 압수·수색, 그리고 계좌추적이 불가능한 행정조사로 인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특사경제도가 도입되는 중앙합동수사단(건보공단 특사경지원팀)과 지방 특사경지원팀이 협력해 사무장병원을 상시로 단속하게 된다. 또 검찰, 금감원, 건보공단 등과 수사협력체계 정립으로 적발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신현두 서기관(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은 "2017년 12월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으로 보건복지부에 의료법 위반사항 단속 관련 특별사법경찰권한이 부여됐다"며 "보건복지부 인력으로 사무장병원을 모두 단속할 수 없기 때문에 건보공단 특사경지원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인력을 지원받겠다는 것.

보건복지부, 정부에 부여된 특사경 권한 내 공단 지원 검토 중
정은영 과장(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도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주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종합대책에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부 인력으로는 특사경제도를 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사경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검사 파견 협조 요청을 할 것이고, 건보공단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과장은 "특사경제도를 건보공단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법을 개정해 건보공단에 조사권을 부여해야 하는데, 이는 논의가 필요다"며 "현재 보건복지부에 부여된 특사경제도 권한 내에서 건보공단의 지원을 받는 정도만 검토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의협신문

건보공단, 복지부에 인력지원 아닌 특사경 권한 달라 주장
그러나 건보공단은 보건복지부에 인력지원을 하는 수준이 아닌,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준래 건보공단 선임 전문연구위원(변호사)은 "국가(정부)는 모든 국민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건보공단은 보험급여비용 등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서 "보건복지부만으로는 사무장병원을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건보공단이 특사경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건보공단은 사무장병원의 자금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행정조사 및 수사가 필요하고, 수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의무기록을 판단할 수 있는 건보공단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현행법상 보건복지부의 권한 내에서 특사경제도를 활용할 예정인데, 건보공단은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건보공단이 오버하는 것"이라고 하나같이 지적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 "특사경 권한 복지부에 있지, 공단이 있는 것 아냐"
김해영 의협 법제이사는 "사무장병원 근절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해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법제이사는 "보건복지부는 상시 전담 단속 체계 부재, 압수·수색 및 계좌추적 불가 등을 이유로 특사경제도를 활용한 사무장병원 상시 단속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건보공단이 특사경 권한을 갖게 되면 수사 권한이 남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사무장병원 단속에 특사경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지나친 대처이며, 특히 건강보험 당연지정제하에서 수가 계약 당사자인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훼손할 수 있는 초법적 시도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대목동병원 사건 등을 되돌아보면 진료실이나 수술실 등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압수·수색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힌 김 법제이사는 "건보공단 직원이 특사경 권한이 있다는 이유로 의료기관에서 비인권적인 조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의료전문 A 변호사는 "특사경 권한은 보건복지부에 있는 것이지 건보공단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힌 뒤 "건보공단이 특사경 권한 부여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경찰공무원(20년 이상 근무한 자) 출신을 수사관으로 채용하겠다고 공고를 낸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또 "보건복지부에서도 현재로서는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전문 B 변호사는 "건보공단이 사무장병원을 근절해서 건강보험재정이 누출된 것을 막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건보공단과 요양기관은 건강보험에서 중요한 양대 축인데, 한쪽에 수사권을 준다는 것은 건강보험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사무장병원이 의심된다면, 공단이 제보해서 보건복지부가 조사를 나가도록 해야 한다"며 "공무원에게 주어진 특사경 권한을 공무원도 아닌 조직에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해석했다.

비급여 진료비용 몰수하면 공무원 비리 저지를 때 급여 몰수 마땅
이밖에 사무장병원 근절 종합대책에서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몰수·추징제도 도입도 문제가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대상 범죄에 사무장병원 관련 범죄가 추가돼 비급여 진료비용을 몰수·추징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김해영 법제이사는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되는 경우 비급여 진료비용까지 몰수·추징하는 것은 의사들의 진료권을 전면 무시하고,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처사"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방식이라면 공무원이 비리를 저지를 경우 그들의 급여까지 모두 몰수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냐"고 따졌다.

박대환 대검찰청 검사(형사2과 연구원)도 "비급여 진료비용은 환자가 원해서 병원 측에 낸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병원에 요구해 받으면 될 일"이라며 "이것을 국가가 모두 몰수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되자 대한의사협회는 6월 22일 성명서를 내고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면 강압적이고 무자비한 건보공단의 현지 조사로 의사가 자살하는 참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무장병원 근절이라는 이유로 특사경제도를 이용해 의료기관을 길들이려 하거나,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거부와 건강보험공단 해체 등 강력한 투쟁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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