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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 임신성공률 이럴수가? 난임 자연임신율보다 낮아

한방난임 임신성공률 이럴수가? 난임 자연임신율보다 낮아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6.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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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곳 지자체 한방난임 성공률 10.6% VS 난임 평균 자연임신율 21%
바른의료연구소 "지자체장에게 혈세 낭비 책임 묻겠다" 밝혀

2017년 기준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임신 성공률은 8.2개월간 최초 사업대상자 기준 10.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지자체는 현대의학적인 난임 치료(보조생식술)를 받아 임신에 성공한 경우도 한방난임사업에 포함해 이를 제외하면 성공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신 후 유산한 경우까지 고려하는 생아출산율은 7.8% 이하일 것으로 추산된다.

네덜란드의 다기관 대규모 관찰연구에 따르면 정상임신이 가능한 39세 이하 난임 환자의 6개월 후 자연임신율이 27%였다.

45세 이하 난임 환자의 7.7개월 후 자연임신율이 20%, 평균 32.5세의 난임 유발 요인이 없는 여성의 8개월 후 자연임신율은 21%로 집계됐다.

한방난임사업이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방증이다. 27개 지자체는 한방난임사업에 한 해 10억 2000만 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의료연구소'가 지난 5월 2009∼2016년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한 25개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결과를 취합해 임신 성공률을 발표한 데 이어 27일 '2017년 한방난임사업 임신 성공률' 취합결과를 발표했다.

최초 대상자 기준 14.0%, 사업완료자 기준 14.7%를 기록한 지난 5월 발표된 2009∼2016년 수치보다 2017년 수치는 10.6%로 더 낮았다.

대상이 된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기록한 지자체는 31.4%, 가장 낮은 곳은 0%였다. 2017년 한방난임사업을 추진한 전국 29개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와 민원신청해 데이터를 보내지 않은 경기도와 평택시를 제외한 27개 지자체의 사업결과를 분석했다.

춘천시를 제외한 일부 지자체는 사업에 참여한 전체 대상자가 아닌 사업 완료자를 모수로 삼아 중간 탈락자가 많은데 임신 성공률은 높게 나온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다.

2017년 27개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 참여자는 897명으로 이 중 121명(13.5%)이 중도탈락해 776명(86.5%)이 사업을 완료했다. 지자체당 평균 사업대상자 수는 33명(7∼194명)이었다. 한약은 평균 3.4개월간(3∼6개월) 복용했다.

침구 치료는 4.2개월(3~9개월) 받았다. 임신 여부 확인을 위한 추적관찰기간은 평균 4개월이었고, 최대 12개월까지 추적하는 곳도 있었다. 치료 및 관찰 기간을 합한 사업 기간은 평균 8.2개월(6∼18개월)이었다.

지자체마다 한방 난임 치료에 쓴 한약이 제각각이었다. 일부 지자체는 어떤 한약을 처방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탈락기준은 지자체마다 비슷했지만 일치하지는 않았다. 한방 난임 치료 중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의 의학적 보조생식술을 하지 않도록 한 기간은 평균 5.1개월(0~9개월)이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한약과 침구가 난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수많은 지자체가 혈세를 투여해 한방 난임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난임 극복보다는 지자체장이 생색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의 난맥상에 대한 책임이 보건복지부에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한방난임사업 허가요청을 한 지자체에 사업허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효과 없는 한방 난임 사업에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는 지자체 단체장에게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의료제도나 정책을 심층 분석,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2월 13일 20여 명의 젊은 의사가 주축이 돼 창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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