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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마음으로 바라보자
'치매'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마음으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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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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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다빈치병원장(신경과 전문의)
최영철 다빈치병원장ⓒ의협신문
최영철 다빈치병원장

미국알츠하이머협회는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미국 주요 사망원인 6위라는 점에 착안해, 매년 6월을 '알츠하이머 인식의 달(Alzheimer's and Brain Awareness Month)'로 지정하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 현재 각종 뉴스·SNS에 치매 치료와 관리 등 질환 정보, 환자와 가족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 등이 활발히 전해지는 모양새다.

치매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중요한 공중보건 아젠다로 꼽히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역시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이 10%에 육박하며 치매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치매국가책임제'를 발표하고 각종 조기진단 및 치료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치매 치료 기술 발전을 위해 기업과 의료계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치매는 '불치병',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이 걸리는 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는 치매로 진단을 받더라도 어떻게 손을 써 볼 수 없어 방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치매도 충분히 '손을 쓸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치매환자는 '기억 상실'과 같이 일반적으로 흔히 알려진 증상 외에 다양한 행동·정신 증상을 동반한다. 비가역성인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근본적인 원인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이런 증상은 조기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개선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증진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약물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이로써 환자가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을 가능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을 돕는 약물치료는 가능한 초기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질환처럼 치매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치료를 통해 질환 진행이 지연되면 환자와 가족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시간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의 조기치료는 사회·경제적으로도 이익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치매 조기검진에 의해 약물치료를 실시할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 편익은 약 11조 원이며, 8개년 동안의 연간 평균 편익은 약 1조 3000억 원이다. 조기검진과 약물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경우에는 약 2조 8000억 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치료 시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치매는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뇌 질환이기 때문에 항상성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지속적·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약물치료는 치매환자의 독립성 연장은 물론 가족이 치매환자를 돌보는 시간과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절감시킬 수 있다.

치매도 당뇨병·고혈압과 같이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환자와 가족이 끝까지 치료를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기능 감소를 최소화한 상태로 앞선 치료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이런 인식을 전문의뿐 아니라 환자, 가족 등 대중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정부·지역사회·치매전문가 등이 다같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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