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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 새 기전 개척 나선 국내 중견사 '주목'
당뇨약 새 기전 개척 나선 국내 중견사 '주목'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1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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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현대약품, 린카이내이즈·GPR40 수용체 기전 도전장
부광, 글로벌 임상 2b 올해 투약완료-현대, 글로벌 임상 1상 '순탄'
ⓒ의협신문
ⓒ의협신문

세계 유수의 제약사들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기전별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견 제약사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이목을 끈다. 새로운 기전의 제2형 당뇨병치료제 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과 현대약품이 각각 진행하고 있는 제2형 당뇨병치료제 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 도출을 기대케 하고 있다. 국내 상위 제약사도 이뤄내지 못한 글로벌 신약에 다가서고 있는 중견사들의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당뇨병치료제 시장은 DPP-4 억제제가 주요 기전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새 기전인 SGLT-2 억제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DPP-4 억제제 기전의 치료제는 국내에만 9종이 출시돼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SGLT-2 억제제 또한 포시가·자디앙 등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린카이내이즈(LYN-kinase)라는 새로운 기전으로 당뇨병치료제 신약에 도전하고 있다. 후보물질명은 MLR-1023으로 현재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후기 2상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은 올해 안에 투약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에는 데이터를 정리하겠다는 목표다.

MLR-1023은 인슐린 세포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린카이내이즈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혈당강하 효과를 높이는 효과로 개발되고 있다. 인슐린 반응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췌장세포 활성화를 통한 인슐린 분비 촉진보다 췌장의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3년 미국 멜리어로부터 MLR-1023를 도입했다. 앞서 다국적제약사 화이자는 이 물질을 위궤양치료제로 개발하려다 3상 임상을 앞두고 포기한 바 있다. 부광약품은 이 물질의 린카이내이즈 활성화 효과를 당뇨병치료제에 접목한 것.

현재 부광약품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판권을 갖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거둬들이는 멜리어의 수익 50% 또한 부광약품의 소유다. 사실상 70% 이상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른 글로벌 임상 비용 또한 부광약품이 부담하고 있다.

SGLT-2 억제제 기전과의 비교에 대해 부광약품 관계자는 "당뇨병은 병인이 많고 의약품에 대한 개인차가 크다"며 "SGLT-2 억제제와 우열을 비교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기전의 제2형 당뇨병치료제 개발을 통해 서로의 2차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대약품은 GPR40 수용체 기전의 후보물질 HD-6277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유럽에서 임상승인을 받아 현재 1상이 진행 중이다.

GPR40 수용체는 췌도세포에 발현하고 글루코스 농도에 의존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이다.

앞서 다국적제약사 다케다는 이 기전으로 당뇨병치료제를 개발하다 쓴맛을 봤다. 후보물질 TAK-875의 글로벌 임상을 3상까지 끌고갔지만 2013년 개발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6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일본 임상 3상 결과 심각한 간독성이 발견된 것이다.

현대약품이 GPR40 수용체 기전의 당뇨병치료제 개발이 알려짐과 동시에 다케다의 전례를 두고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던 이유다. 하지만 현대약품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UAE에서 열린 국제당뇨병학회(IDF)에서 현대약품은 HD-6277의 임상·비임상 자료를 발표했다.

현대약품의 발표에 따르면 임상·비임상에서 선행물질인 TAK-875에서 불거진 간독성 문제는 HD-6277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저혈당에 대한 위험이 낮은 기전의 장점과 시판 약물과의 비교·병용 투여에서 혈당 조절의 우수성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당시 이상준 현대약품 해외사업 및 R&D 총괄 사장은 "임상·비임상 자료는 향후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진행에 대한 청신호"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부광약품과 현대약품 모두 각자의 후보물질을 글로벌 임상 3상까지 끌고갈 여력이 없다. 글로벌 임상 3상을 끌고가기 위해 필요한 수천억에 달하는 비용이 문제다. 두 회사 모두 임상을 진행하며 다국적제약사에게 기술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최상위 제약사인 한미약품마저도 아픔을 겪었던 기술수출에 전력을 다한 후보물질을 맡길 수밖에 없는 국내 제약계의 현실 속에서 두 중견사가 어떤 결과가 도출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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