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없냐? 나도 없다!”...선거철은 '환자' 비수기?
“너도 없냐? 나도 없다!”...선거철은 '환자' 비수기?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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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휴무일·휴일 겹치고 경제 침체 영향...개원가 비수기
심평원 2014~2017년 통계 분석..."개인생활 성수기 만들어야"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최근 개원가에서 이른바 ‘환자 비수기’가 빠르게 찾아온 것 아니냐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의사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사이트에는 "주말에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한 환자들이 몰리는 월요일조차 환자 수 감소를 체감할 정도"라는 소리도 있다.

온라인 사이트 게시판에는 "선거철에는 원래 없다고들 하는데, 사실이었나?", "벌써 이렇게 환자가 없으면 올여름 어떻게 버티나..." 등 볼멘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여름 성수기는 '병원 비수기'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정설이다. 그런데 환자 감소와 선거철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말이 개원가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사실일까?

본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입수한 2014~2017년 10월까지 '월별 외래환자 내원일수 통계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봤다.

2014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월별외래진료현황(데이터=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래프=윤세호기자)  ⓒ의협신문
2014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월별외래진료현황(데이터=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래프=윤세호기자) ⓒ의협신문

먼저 그래프를 보면, 매년 5~6월에 환자가 크게 감소했다. 5월과 6월은 '환자 비수기'라는 사실이 통계를 통해 확인됐다. 실제 5월은 5일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있고, 가정의 달로 가족행사가 많다. 6월은 현충일이 있고, 휴가철이 시작되는 시기다. 휴일과 휴가철, 병원 자체휴업과 환자들의 휴가계획 증가가 환자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선거와의 관련성도 살펴봤다. 2010년 6월 2일 제5회, 2014년 6월 4일 제6회, 올해 6월 13일 제7회 전국지방동시선거일로, 모두 6월 초에 진행됐다. 2017년 5월 9일에는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됐다. '선거기간에 환자 수가 줄어든다'는 명제가 성립되려면 지방선거가 열렸던 2014년도 6월과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17년도 5월에 환자 수가 다른 연도보다 떨어져야 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도 5월에는 오히려 다른 연도보다 환자 내원일수가 높았다. 2014년 6월에도 다른 연도와 비교해 평균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2017년 10월에 그래프가 급락한 것도 눈에 띈다. 2014~2016년에는 모두 9월이 추석이었지만 2017년에는 10월이었다. 2017년 10월 2일(월)은 임시공휴일, 10월 3~5일(화~목) 추석연휴, 10월 6일(금) 개천절 대체휴일이었고, 10월 9일 한글날(월)이 자리하면서 9월 30일(토)~10월 9일(월)까지 무려 10일의 '황금휴일'인 점을 감안하면 환자수 급감에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선거기간에 환자 수가 줄어든다'는 속설은 매년 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5~6월 근처에 선거가 시행되면서 생겨난 우연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휴일이 많으면 환자 수가 줄어든다'는 사실만 놓고 본다면 휴일인 선거일이 추가됐을 때, 환자 수가 줄어들 거라는 예상도 일정부분 설득력 있어 보인다.

병원에서는 5~6월 비수기 원인으로 무엇을 지목할까?

서울 C피부과 의원장은 "설날이 있는 2월과 가정의 달 5월에 수익이 특히 감소했다"면서 "작년에는 연휴 전후로 식사할 시간도 없었는데 올해는 오히려 환자가 줄었다"고 말했다. 환자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경기가 나빠진 영향이 크다. 성형이나 피부 쪽부터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연휴 때 붓기나 흉터를 가라앉히기 위해 피부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많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성형이나 미용을 위한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진단했다.

부산 K내과의원장은 환자 수 감소 시기에 대해 "내과에서의 월별 수익을 본다면, 만성질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내원환자 수가 다소 줄어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환자 관리를 위해 "만성질환자에 대한 세심한 관리와 함께 진료 시 처방 및 조언에 좀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내과의원장은 "정부가 제도적으로 질 높은 처방이나 상담 또는 조언에 대해 보상한다면, 지금처럼 의사들이 환자 수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환자 비수기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이색 조언도 눈길을 끈다. 서울 H산부인과 의원장은 "환자 수를 늘리려는 노력보다는 스스로 페이스를 늦추어,  자신의 개인생활에 집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취미생활이나 미래를 위한 학습 등 나름의 개인생활 성수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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