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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여성들, 심혈관질환 위험 '빨간불'

노년기 여성들, 심혈관질환 위험 '빨간불'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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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이후 60세 이후부터 남성보다 심혈관질환 위험 급증
당뇨동반 여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남성 2∼3배 보다 높은 3∼5배

김명아 교수가 폐경 이후 노년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아 교수가 폐경 이후 노년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50세 전후로 폐경이 되고 60세 이후부터 남성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해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여성의 경우 심혈관질환이 남성보다 약 5∼10년 정도 늦게 발병하면서 고령으로 인한 위험인자들도 남성보다 많아 위험 인자를 줄이기 위한 예방 노력이 중요해 보인다.

대한심장학회 산하 여성심장질환연구회는 심장혈관질환은 여성에서 중요한 사망원인이며, 특히 폐경 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아 여성심장질환연구회장(서울시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은 7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노년기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남성보다 더 많은 위험 인자가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 및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남녀 사망원인 1위이고, 우리나라도 10년 전과 비교해 사망 순위가 3순위에서 2순위로 올라가는 등 사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2015년 기준 전체 심혈관질환 사망률을 보면 여성이 10만 명 당 123.0명으로 남성 110.8명보다 높고, 고혈압성 질환을 가진 여성에서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13.9명으로 남자 5.9명에 비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는 여성은 심혈관 사건에 미치는 위험도가 3∼5배로 남성의 2∼3배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또 "담배를 피우는 여성에서는 남성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성이 훨씬 높고, 경구용 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의 경우 흡연 위험도가 심각하게 증가해 여성의 심혈관질환 증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에 따르면 질환별 진료비 1위는 순환기계 질환으로, 6조 3753억 원(2013년 통계청 자료)에 이른다.

또 2014년 국내 심뇌혈관질환 관련 건강보험 급여비는 약 5조 3200억 원이며, 이는 2004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17.3%의 증가율을 보인다.

심뇌혈관으로 인한 의료비 본인 부담비도 연평균 16.4%씩 증가해 건강보험 재정뿐만 아니라 환자 및 가족의 경제적 부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심장질환은 여성과 남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여 이에 맞는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전통적인 위험 인자들에 의한 심혈관질환 발병 차이 이외에 여성만 가진 폐경이라는 것이 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김 회장은 "과거에는 심혈관질환이 남성의 질환이라고 여겨졌지만, 지난 수십 년간 여성건강에 많은 관심과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여성에서의 심혈관질환의 유병률 및 위험성이 남성 못지않게 높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유럽에서는 매 6분당, 미국에서는 매 1분당 1명의 여성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밝히면서 "유럽의 경우 여성 사망의 55%, 남성 사망의 43%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것이고, 미국의 경우 폐경기 여성 사망의 56%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노년 여성의 당뇨병 유병률은 27.9%로 같은 연령대의 남성의 유병률 26.3%보다 높다"며 "당뇨병을 가진 여성은 남성보다 심혈관 사건 위험도가 높아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흡연의 경우, 특히 젊은 여성에서 남성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성이 훨씬 높다고 알려져 금연의 중요성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여성의 경우 이상지질혈증 빈도가 남성보다 흔함에도 남성보다 스타틴 요법 등 치료를 덜 받는 것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노년기 여성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가 올라가는 가장 큰 이유로 폐경을 꼽았다.

김 회장은 "여성의 폐경이라는 사건은 심혈관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폐경 전에는 심혈관질환의 유병률이 남성에서 더 높지만, 폐경 이후에는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또 "80세 이후에는 여성에서의 심혈관질환 유병률이 더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폐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젠'이 고갈되는데, 이것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을 급격하게 올린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에스트로젠은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해주고, 혈관 벽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으며,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통해 동맥경화반의 발생 및 진행을 억제하는 다양한 기전으로 심혈관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김 회장은 "실제로 에스트로젠 분비가 안 되는 젊은 여성들을 조사해보니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가 7배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매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면서 진단의 정확성을 떨어지게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회장은 "남성의 경우 흉통 호소가 가장 많은데, 여성은 비특이적 흉통, 호흡곤란, 울렁거림, 두근거림, 어지럼증, 소화불량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고, 특히 동반증상이 더 많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여성 심장질환의 특성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할 필요가 있고, 남녀 특징에 따른 위험인자 관리와 심장질환 예방을 위한 노력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여성 특이 위험인자에 대한 관심과 관리 노력, 남녀 특징에 따른 적극적 치료가 요구된다"며 "학회 차원에서도 노년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겠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노년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성에 대해 적극 관심을 두고 연구비 지원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검사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여성심장질환연구회는 심장질환에 대한 여성의 특성에 대한 다기관 공동연구의 일환으로 국내 흉통 등록사업을 지속해서 진행해 다수의 연구업적을 내고 있다.

또 여성심징질환의 특성을 연구하는 데서 더 나아가 심장질환 및 관련 질환의 남녀 특성을 연구하고 맞춤 치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국민 건강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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