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보장성 강화 제대로 따져보고 하자"
"의료계, 보장성 강화 제대로 따져보고 하자"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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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호 의협 정책이사, 문재인 정부 의료정책 문제점 조목조목 비판
장성인 교수 "보장성 확대 위한 정부 역할 '신호등'이지 '운전자' 아냐"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가 8일 한국보건행정학회 전기 학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 1년 보건의료 정책평가 세션을 맡아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가 8일 한국보건행정학회 전기 학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 1년 보건의료 정책평가 세션을 맡아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문재인 케어는 결국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보장성 강화에 의료계는 반대하지 않는다. 의료계는 하려면 제대로 따져보고 하자는 것이다."

성종호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8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보건행정학회 전기 학술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또 문재인 케어로 인한 의료계의 입장을 최근 정부가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것을 들어 비교했다.

성종호 정책이사는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제한되면 그간 추가 근무수당을 받던 근무자는 수입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문케어는 공급자에게 추가 근무를 하는 대신 기존 추가 수당인 1.5배 가산이 아닌 규정 근무 수당보다도 낮은 수준만 받아가라는 식"이라고 토로했다.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으로 성종호 정책이사는 ▲비급여 전면 급여화 ▲소요 재정 ▲현행 저수가 ▲급여화 시 합리적 급여기준 마련 ▲대형병원 쏠림 및 의료전달체계 ▲보장성 강화 계획에 대한 충분한 논의 과정 결여 등을 꼽았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대해 "건보 제도의 취지와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 보험급여로 인정하기 어려운 행위 등이 포함돼 타당성이 떨어진다.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비용효과성이 떨어지는 예비급여의 환자 본인부담률 90%는 보험급여라고 볼 수 조차 없다"면서 "의료기술의 발달로 발생하는 새로운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유입을 차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보장률이 정체되는 원인이 단순히 비급여에만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성종호 정책이사는 "보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쉬운 방법이 있다. 이미 안전성·유효성·경제성·급여적정성이 고려된 현행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률을 낮추면 된다"면서 "정부는 이미 알고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로 문케어를 시행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문케어를 이대로 시행하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과별 특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중소병원과 전문병원은 큰 피해를 입고 모두 문을 닫을 판"이라고 전망한 성 정책이사는 "전문병원은 정부가 장려한 유형이라는 게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발표에 이어진 패널토론. ⓒ의협신문 김선경
발표에 이어진 패널토론. ⓒ의협신문 김선경

"보장성 확대 위한 정부의 역할은 신호등이지 운전자 아냐"

토론에 나선 장성인 연세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의료비 제한을 통한 보장성강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장성인 교수는 "세계적 의료비 증가 추세 그래프를 살펴보면 평균 선상에 국내 수치가 있다. 결국 국내 의료비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말"이라며 "물론 전체 의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가 자체를 거부하는 정책은 결국 의료의 질적·양적 하락을 각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문케어의 방법론에 동의하기 어렵다. 시기와 복잡성, 항목의 규모도 문제지만 현재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비급여를 일률적으로 급여화할 필요가 있느냐에 의문"이라며 "비급여를 급여화한 항목을 만들고 기존 급여권과 시장에서 경쟁시키는 것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하게 부딪치고 있는 현재의 정부와 의료계는 어떤 결과는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양측 모두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장성인 교수는 "순리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방향성을 제시하는 신호등 역할만 해야 한다. 운전자 입장에서 의료정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윤석준 고려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의료계와 정부 간 마찰 원인이 결국 정상적이지 않은 수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준 교수는 "정부가 여러 차례 바뀌어도 의료계는 계속해서 새로운 제도에 반대해 왔다. 이 문제는 결국 수가구조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한 번에 바꿔보려 한다면 기본 진료비를 인상하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진찰료를 올려야 한다. 현재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다음 정부의 정책도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수가구조가 현재와 같은 경영환경에서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의료계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윤 교수는 "핵심은 진찰료를 대폭 인상해 검사·진단에 의존하는 부분을 덜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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