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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회장 "정부, 수가 정상화 의지 없다"
최대집 회장 "정부, 수가 정상화 의지 없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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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결렬 '혹평'..."불합리한 협상 구조 안바뀌면 불참할 수밖에"
건정심 개선·문케어 저지 등 국민과 함께하는 단기-중기-장기 투쟁 준비
ⓒ의협신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의협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원급 수가협상 결렬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향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수가협상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 최근 재개된 비급여 전면 급여화 논의를 위한 의정 실무협의 불참 여부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019년도 의원급 수가협상 결렬에 대해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번 의원급 수가협상 결렬로 그간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고위 인사들이 거듭 언급했던 수가 정상화 약속을 신뢰할 수 없음이 확인했다"고 밝힌 최 회장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탈퇴하고, 재개된 의정 실무협의 참여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집 회장은 내년도 의원급 수가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된 지난 1일 오후 <의협신문>과 단독 인터뷰에서 수가협상 결과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가협상 태도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건정심 개선·문케어 저지 등 국민과 함께하는 단기-중기-장기 투쟁 계획을 밝혔다. 

최 회장은 특히 협상이라기보다 통보에 가까운 건보공단의 수가협상 태도를 비판하면서 현행 건정심 위원 25명 중 의협 대표가 2명만 참여하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수가협상 구조를 지적하고,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건정심 탈퇴 의사도 재확인했다. 나아가 최근 재개된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위한 의정 실무협의 중단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6월 중에 온라인 회원 비상 토론회와 의협 집행부 임원이 전국 각 지역을 찾아다니며 의료계 내부의 투쟁 동력을 키우고,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민과 함께 하는 문케어 저지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의원급 수가협상, 원래 별 기대하지 않았다"

ⓒ의협신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6월 1일 오후 <의협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수사협상 결렬 이후 의료계 대응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최 회장은 가장 먼저 이번 의원급 수가협상 과정과 결과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앞선 1차 의정 실무협의에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으로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정부의 수가 정상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했고, 의정협의 중단을 주장했다"고 밝힌 최 회장은 "당시에는 의정협의 중단을 결정할 자리에 있지 않았고, 보건복지부와 의협 비대위의 9차례 실무협의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번 수가협상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지만, 회장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수가협상 불참을 끝까지 주장했지만) 일선 회원과 일부 시도 의사회장, 시군구 의사회장, 대의원들이 '수가가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을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수가 정상화를 언급한 것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해 보자는 의견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기탄없이 토론했고, 반수 이상의 상임이사가 수가협상 참여 의견을 피력해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현행 수가협상 구조와 국민의 건강을 흥정의 대상으로 치부한 건보공단의 협상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회장은 "관례에 따르면 수가협상 만료 시한 2주 전쯤에는 건보공단 측이 첫 수가 인상률 수치를 제시해야 함에도 이번에는 시한 이틀 전까지 첫 수치도 제시하지 않다가 시한 하루 전인 3차 협상에서 수치를 제시했다"면서 "이런 일방적인 구조는 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 협상이라면 매번 협상 결과를 가지고 논의를 진전시켜야 하는데, 이번 같은 졸속 엉터리 협상 구조는 더 이상 안 된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최대집 의협 회장은 "무원칙하고 정치적 논리에 좌우되는 수가협상 결과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건정심 구조 개편을 강조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또한 "처음 제시한 수치도 2.5%로 실망스러웠는데, 마지막에는 2.8%를 제기하고 도장을 찍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고 막말을 했다. 수가협상 초기부터 협상인지 협박인지 모를 지경이었다"고 밝힌 최 회장은 "왜 그런 수치를 제시할 수밖에 없는지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건정심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정한 추가소요재정(밴딩)이 그렇게 됐으니 할 수 없다(낮은 수가 인상률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밀어붙였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일단 상임이사회에서 수가협상에 참여키로 했기 때문에 참은 것"이라며 "의료계를 대표해 협상에 나선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과 연준흠 보험이사는 자세를 낮추고, 가입자를 배려하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했다.

"인상요인 반영 안 하는 구태의연한 수가협상 인정 못 해"

최 회장은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됐고, 덩달아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주 50시간 근무를 강제화한 근로기준법으로 의료기관의 고용 부담 역시 커졌다. 이런 변화된 경제 상황까지 반영한 일정한 계획을 세워 적정 수가를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정상적인 수가협상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김선경

"구태의연한 협상 방식을 고수하면서 건정심 재정소위가 추가소요재정을 적게 결정해서 낮은 수가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 가입자 대표들이 의협이 문케어 반대 집회를 해서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반영되는 현실 등, 이것은 협상이 아니라 애들 장난이나 다름없다"고 밝힌 최 회장은 "일각에선 대한병원협회가 문케어에 찬성했기 때문에 2.1%로라는 높은 수가 인상률을 받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무원칙하고 정치적 논리에 좌우되는 협상 결과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문케어 추진 국면에서 수가 적정화는 의료계 안팎의 대표적 쟁점이자 비급여 전면 급여화의 핵심 의제로 등장했다"며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수가 정상화를 위한 단계적 계획을 정리해 제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의료 정상화를 위한 해법으로는 건보료 인상, 정부 재정 투입 등을 통해 건보재정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의료 정상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건보재정을 확보해 초저수가로 인한 왜곡, 편법 등을 해결해야 한다. 국민이 합의하는 수준으로 건보료를 인상하고 나머지는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지원하지 않고 있는 국고 지원금 5조 7000억 원부터 지원하고, 선진국 수준의 국고 지원율 정해 꾸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 담배 등 국민 건강을 위해하는 요인에 대한 부분에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부과해 건보재정에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정심 위원 '가입자 : 공급자' 동수 개선...입법화 착수"
수가협상은 물론 건정심 위원 구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최 회장은 "건정심과 수가협상 구조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내 임기 동안 수가협상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건정심 위원 25명 중 의협 대표가 2명만 참여하는 구조를 '공급자 5 : 가입자 5' 동수인 합리적 구조로 개선하기 위한 입법 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최대한 빨리 의원 입법을 통해 관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건정심 탈퇴, 청구대행 거부, 총파업 등 향후 투쟁 동력 확보를 위해 온라인 토론회, 전국 순회 강연회를 통한 회원 의식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4일(오늘) 수가협상 결렬과 향후 대응에 대해 회원들에게 설명하는 서신문을 발송할 것이다. 6월부터 건정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6월 중 온라인 비상 토론회를 열어 대정부 투쟁 시기와 방식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려 한다. 이와 함께 16개 광역시도의사회장단과 226개 시군구의사회장단, 의협 중앙대의원들이 참여하는 모임을 개최해 이번 수가협상 결렬과 비급여 전면 급여화 등 현안에 대한 효율적 투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건정심 탈퇴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수가협상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수가협상 결렬에 항의의 의미도 있지만, 건정심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입법화 작업의 명분도 되기 때문"이라고 밝힌 최 회장은 "입법화가 시급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입법안을 만들어 의원입법을 통해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과 함께하는 문케어 저지 운동을 범국민 운동 형식으로 펼쳐나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료계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의견수렴이 필요하다. 그간 의료계가 경험하지 못한 운동방식이기 때문이다. 회원 다수가 압도적으로 동의하면 최대한 빨리 시행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의료계 단합 중요,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의정 실무협의 중단 검토"

ⓒ의협신문
최 회장은 낮은 수가 인상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근본적인 지향점인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 의료수가 정상화, 건강보험 정책·제도 근본적 개혁을 위해 긴 호흡을 가지고 단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최 회장은 "회원들이 예년보다 낮은 수가 인상률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의협 집행부의 근본적인 지향점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 의료수가 정상화, 건강보험 정책·제도 근본적 개혁이 목표다.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집행부를 믿고, 대정부 투쟁, 협상을 함께한다는 마음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의료계가 현재 처한 상황은 수가협상에서 1%, 2% 더 얻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회원들이 나를 회장으로 선택한 것도 수가를 더 챙겨오라는 것이 아니다. 코앞에 닥친 문케어를 저지하라는 것"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이 의료계의 단합이다.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대동단결해 단합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번 수가협상 과정에서의 건보공단과 보건복지부의 태도를 봤을 때 재개된 의정 실무협의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오는 6월 14일 열릴 예정인 2차 실무협의 참여 여부도 의견을 수렴해 수일 내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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