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중심의학연구원 '한약' 헌법소원 사건 '기각'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한약' 헌법소원 사건 '기각'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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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한약 안전성·유효성 법률 만들어야 할 명시적 입법 위임 부재
안전성 저해 땐 심사·규제 마련...국가 보건권 보호의무 위반 아냐
헌법재판소는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 및 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제1항 제4호 위헌확인 등'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2015헌마1181)을 기각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헌법재판소는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 및 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제1항 제4호 위헌확인 등'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2015헌마1181)을 기각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헌법재판소는 5월 31일 과학중심의학연구원(과의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 및 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제1항 제4호 위헌확인 등'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2015헌마1181)을 기각했다. 

과의연은 2015년 12월 20일 "헌법 제36조 제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고,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관한 권리, 알 권리, 보건에 관한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안전성·유효성 심사대상에서 한약제제를 제외하고 있는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4조 제1항 제4호 및 제5호'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한약을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한 현행 법규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약사법에 한약의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심사 절차를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약품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전임상실험과 3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한약제제는 한의학 서적에 처방이 적혀있는 경우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면제하고 있다.

헌재는 먼저 한약서에 수재된 처방에 해당하는 한약제재를 안전성·유효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과 한의사가 조제한 한약에 대해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관한 검토 방법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 '입법부작위'에 대해 판단했다.

헌재는 "헌법상 한의사 등이 조제한 한약에 관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검토 방법과 절차를 규정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할 명시적인 입법 위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헌법 해석상으로도 그러한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 심판 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의 보건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안전성·유효성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한약제제는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되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제에 한정돼 있다. 한약서에 수재된 품목이라도 안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심사 대상에 다시 포함시키는 등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보건권에 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제1항 제4호 제5호에 대한 심판 청구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 청구를 각하한다고 결정했다.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은 헌재의 판단에 대해 "약의 효능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한약은 전통 한약서에 수재돼 있으면 효과를 입증하지 않고도 한의사 재량으로 약을 처방할 수 있고, 효과를 주장할 수 있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강 연구원장은 "외국에서 아리스톨로크산(Aristolochic Acid)을 함유한 발암물질 한약이 심각한 문제가 되자 허가가 취소됐다. 외국에서 문제가 터지기 전에는 우리나라에게 걸러내지 못한 사례들이 있는데 현재의 제도가 안전성을 담보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면서 "한약제제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은 채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A한의대·B한방병원C한의원 연구자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쥐 실험 연구를 보면 정상 쥐랑 3주 동안 한약을 먹인 쥐의 비교했더니 한약을 먹인 쥐에서 난소 크기가 줄어든 것을 두고 성조숙증을 예방한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아이들이 한약을 먹을 경우 난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결론임에도 성조숙증을 예방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장은 "성장을 저해하는 물질을 아이들에게 먹인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이런 부분을 보호해 줄 수 없다고 하는 아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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