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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경증질환' 인식이 치료 기회 빼앗아
'아토피=경증질환' 인식이 치료 기회 빼앗아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5.2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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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학회, 국회 토론회서 '아토피=중증질환' 인식 개선
"아토피, 아동 전유물 아니다"...복지부 "다각적 해결책 모색"
ⓒ의협신문
ⓒ의협신문 김선경

아토피피부염이 경질질환이라는 인식이 제대로 되니 치료 기회를 뺏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병증을 가볍게 여겨 치료 시기와 기회를 놓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과 비용을 키운다는 주장이다. 특히 '아토피는 경증질환'이라는 낙인을 지우고 아토피 환자의 종합병원 치료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25일 국회에서 '아토피 환자의 무너진 삶'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보통의 아토피가 아닌 '성인중증아토피 피부염의 심각성'을 주제로 했다.

흔히 아토피 하면 아동의 질병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릴 때 잠시 앓고 커가면서 사라지는 피부염 정도로 생각하지만 '성인 중증의 아토피'는 말기 암 환자들보다 자살 생각을 더 많이 할 정도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성인 아토피 환자는 영유아때 발병해 성인이 될 때까지 최소 2~30년간 아토피에 시달려 온 환자들이다. 이들 중 중증 아토피 환자들은 커가면서 아토피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이다.

정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7년 동안 19세 이하의 아토피 진료인원은 20.1%감소한 반면, 20세 이상의 성인아토피 진료인원은 20.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표-1 참조>

또한 아토피 관련 진료 인원을 인구 10만명당으로 분석해봐도, 19세 이하는 9.7% 감소한 반면, 20세 이상의 성인아토피 진료인원은 1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박창욱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환자의 경우 성인으로 갈수록 사회 활동이 어려워 우울증, 자살 등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되는데, 참고로 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 아토피가 있는 청소년 중 37%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21%는 자살생각, 8%는 자살계획, 6%는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아토피는 52개 지정 질병에 대해 종합병원 이용 시 원외처방 본인부담금을 높여 1차 의료기관 이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경증질환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경증질환으로 지정돼 있다"면서 "이런 제도로 인해 중증 아토피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 경증질환으로 지정돼 있어 상급의료기관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아토피 환자들의 (의료기관) 접근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중증 아토피환자들에 대한 제도적 배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증 아토피환자들이 편하게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하며 가능하다면 추가 상담수가 개발도 필요하다"면서 "최근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효과적인 신약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데, 이 약제들 대부분이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대상으로 개발된 고가약제"라며 "임상 결과를 보건데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원가에서 사용하는데 무리가 있는 약제들"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환자들은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 방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가장 손쉽게 단기적이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테로이드가 습관적으로 그리고 과다하게 투여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되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라 수도 있다"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면역억제제 등의 약을 사용하거나 집중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중증 아토피로 명시한 질병분류코드 신설이 아토피는 경증질환이라는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정 과장은 "현재 질병분류코드가 중증도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토피를 경증질환으로 분류된 '기타 아토피피부염(L20.8)'이나 '상세불명의 아토피피부염(L20.9)'외 다른 코드를 부여하면 종합병원 이상에서도 환자부담 증가없이 진료가 가능하다"며 "그래도 현 상황에서 아토피는 경증질환이라는 오해는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토피와 관련해 중증 분류를 추가하는 것이 도움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선의 경우 중증 건선을 별도 코드로 반영한 예도 있다"며 "다만 중증 아토피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토피 치료와 관련한 상담수가 신설 요구에 대해서는 "아토피환자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섬세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시범사업이긴 하지만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아토피 환자를 심층진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과장은 "2017년 아토피 관련 통계를 보면 150만명이 건보를 통해 진료를 받았고 평균진료비는 3만원 정도로 의료비 발생 비용이 크기 않다"며 "진료비 100만원 이상 부담은 1,400명 정도, 500만원 이상은 10명 내외로 산전특례를 통한 환자부담 경감 혜택을 보는 대상자가 적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문재인 케어의 기본 방향은 보장성을 확대하고 비급여를 줄이는 것"이라며 "아토피의 경우도 실제 비급여로 진료비가 들어가는 항목을 줄이고 새로 개발되는 바이오의약품 중 효과가 입증된 것은 급여로 전환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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