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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신장실 투석 전문의 없는 곳 23.7%…설치기준 마련 시급
인공신장실 투석 전문의 없는 곳 23.7%…설치기준 마련 시급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5.1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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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학회 요구에도 정부는 뒷짐만, 불법·비윤리 기관 많아도 파악 안돼
김용수 이사장, "제도개선 통해 체계적인 환자 치료 및 관리 해야" 강조
김용수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김용수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국내 인공신장실에 혈액투석 전문의가 없는 곳이 23.7%나 되고, 불법·비윤리 인공신장실 규모도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인공신장실 설치기준'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신장학회는 춘계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신장실 철치기준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신장학회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결과, 우리나라 인공신장실에 근무하는 혈액투석 전문의사 비율은 73.1%에 불과하며, 혈액투석 전문의사가 1명도 없는 인공신장실도 23.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신장학회 투석위원회 이영기 교수(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는 "말기신부전 환자에 대한 진료가 전문적이지 않을 경우 인공신장실의 C형 간염 집단 발병이나 투석환자의 요독성 뇌증 발생과 같은 환자 피해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피해가 발생함에도 우리나라는 인공신장실 설치기준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해외 각 국에서는 이미 혈액투석과 관련해 인공신장실의 인력·시설·운영에 대해 설치기준을 갖고 있거나 인증의 형태로 인공신장실 질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설치기준이 없다보니 여전히 불법·비윤리 인공신장실이 많이 운영되고 있다"며 "이는 투석 환자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인공신장실의 질 관리를 위해 신장학회에서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사업'을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최종 목표는 인공신장실의 자율적인 질 관리와 불법·비윤리 의료기관에 대한 질 관리"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신장학회는 2009년부터 5차례에 걸친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2015년, 2016년에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인공신장실 인증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8년 5월 현재 총 281곳 인공신장실이 인증을 받았다.(2016년 169곳, 2017년 36곳, 2018년 76곳 인증)
평가대상 의료기관은 1년 이상 혈액투석을 시행한 인공신장실이며, 평가대상 환자는 2017년 5∼7월 동안 1개월 이상 혈액투석을 시행한 환자들이었다.

김용수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 "국제적 수준의 진료치침과 국내 실정에 근거한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전국 단위의 인증평가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100여명에 이르는 평가위원들이 현지조사를 통해 각 의료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료과정을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인증을 받은 기관들은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마크'를 부여 받으며, 인증마크를 통해 환자와 지역사회에 대한신장학회 인증 인공신장실임을 알릴 수 있고 인증기간(3년간)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증을 받은 우수 인공신장실은 대한신장학회 홈페이지(www.ksn.or.kr)와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홈페이지(ksn.nephline.com)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신장학회는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급증하는 투석환자들이 우수 인공신장실에서 질 높은 서비스를 받도록 지속해 노력할 계획이다.

김용수 이사장은 "고령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투석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투석에 이르게 하는 만성콩팥병의 중요한 원인 질환인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투석비용도 환자 당 연간 3000만원에 달하는데 이를 90% 이상 국가가 부담하고 있어 건강보험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으므로 만성콩팥병 및 투석환자에 대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장학회는 1985년부터 인산 민병석 교수 기념사업으로 전국 의료기관의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신장학회가 올해 발표한 등록사업 결과를 보면, 2017년말 기준으로 혈액투석·복막투석 혹은 신장이식 환자수가 총 9만 8746명(혈액투석  7만 3059명, 복막투석 6475명, 신장이식 1만 9212명)으로 인구 100만명당 말기신부전 환자수가 1898명에 이른다.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혈액투석 62.3 세, 복막투석 53.8세였고, 말기신부전의 원인질환의 경우 당뇨병성 콩팥병이 전체 환자의 48.9%이며 고혈압성 콩팥경화증, 만성사구체신염이 그 뒤를 따랐다.

김용수 이사장은 "만성콩팥병 및 투석치료의 발전에도 투석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남자 67.2%, 여자 71.7%으로 낮으며, 심혈관계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45.1%로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을 차지한 것은 물론 원인질환이 당뇨병인 경우 영양상태가 불량할 경우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고령시대에 10만명이 넘는 투석환자들에게 양질의 치료 환경 조성은 국민의 건강권 확보 및 건전한 건강보험재정 확립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이미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한신장학회에서도 자체적으로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 및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관련 법규 신설 및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통해 미국·일본 등의 예와 같이 좀 더 체계적인 환자 치료 및 관리가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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