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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남성 위협 '방광암' 비흡연자도 안심 금물

중장년 남성 위협 '방광암' 비흡연자도 안심 금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8.05.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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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 환자 4년새 1.5배 증가…흡연·화학물질 노출 유병률 늘어
초기 증상 소변 시 통증·혈뇨…흡연자 연 1회 방광암 검진 권고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십 년 전만해도 희귀암으로 여겨지던 방광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방광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6년 기준 3만 여명으로 2012년 2만 여명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방광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 관련 질환은 보통 폐 질환 쪽을 생각하게 되는데, 흡연을 하면서 생성되는 암 유발 물질이 신장을 통해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방광벽을 자극해 오랜 기간 흡연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방광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 밖에도 염색약의 장기간 사용이나 다양한 인공 화학 물질에 장기간 노출 되는 것도 방광암 발병에 원인이 되기 때문에 비 흡연자라고 방광암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

방광암의 주 증상은 혈뇨인데 주로 통증 없이 붉은 소변이 나오게 된다. 혈뇨가 나온다고 무조건 방광암은 아니지만 방광암에 걸린 사람들이 대부분 혈뇨를 경험하기 때문에 검붉은 소변을 보게 되면 바로 병원에 내원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 소변을 볼 때 배에 통증이 있거나 소변을 평소보다 심하게 자주 보면 역시 방광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동현 이화의대 교수(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는 "비흡연자가 빈뇨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는데 방광암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다"며 "비흡연자여도 평소 직업적으로 인공 화학물질에 노출이 되는 작업자나 염색을 오랜 기간 자주 해왔던 사람도 방광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높다. 또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지만 소변검사를 통해 알게 되는 미세한 혈뇨도 있다"고 언급하며 흡연자 또는 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인 사람은 1년에 한번은 방광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했다.

방광암은 종류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방광의 내벽과 그 밑 층에만 암이 생기는 표재성 방광암과 방광의 근육층까지 깊게 침투한 근침윤성 방광암이 있다. 전자의 경우 요도에 수술용 내시경을 삽입 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로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후자의 경우 방광 전체를 적출해야 한다.

방광을 적출하게 되면 소변을 모으고 배출하는 기능을 대신해줄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에는 요루 즉, 요관 대신 소변을 배출하는 길을 배 안쪽에 만들고 밖에는 소변주머니를 다는 요루형성술이 행해졌다. 환자는 소변주머니를 밖에 매달고 다니며 행여 소변이 누출될까 매일 신경 쓸 수밖에 없었고 이는 환자 삶의 질을 저하시켰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요루형성술 대신 인공방광형성술이 도입돼 방광이 적출된 자리에 환자의 소장으로 인공방광을 만들어 환자는 더 이상 밖에 소변주머니를 찰 필요가 없게 됐다.

영국 학술지에 게재된 인공방광형성술을 받은 환자와 요루형성술을 받은 환자 간 삶의 질 비교(Orthotopic neobladder versus ileal conduit urinary diversion after cystectomy -a quality-of-life based comparison) 논문에 따르면 건강관련 삶의 질 측정도구 SF-36(Short Form-36 Health Survey) 설문도구를 이용 전반적인 환자 건강수준을 평가한 결과, 신체적 기능(PF) 만족도 지수에서 인공방광형성술 환자(77.4점)가 요루형성술을 받은 환자(61.8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또 일반건강(GH) 만족도 지수에서도 인공방광형성술 환자가 73.8점으로 68.2점을 받은 요루형성술 환자보다 앞서는 등 인공방광형성술을 받은 환자가 요루형성술을 받은 환자보다 수술 후 더 높은 삶의 질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동현 교수는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방광을 적출하면 생기는 여러 불편함 들이 인공방광형성술을 통해 많은 부분 해소되었다"며 "인공방광형성술의 단점으로 지적된 긴 수술 시간 또한 개선되어 현재는 이전의 절반정도 수준이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교수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방광암 또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30대 후반에서 40대 이후 중장년층의 경우 정기적인 소변 검사와 함께 혈뇨를 발견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방광암 예방법으로 ▲1년에 1~2번 정기 소변검사 ▲화공약품 관련 종사자 최대한 약품과 직접 노출 회피 ▲잦은 염색 금물 ▲검붉은 소변 발견 시 병원에 내원해 정밀검사 ▲금연은 필수, 간접흡연 억제 등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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