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시설 안돼" 지자체 님비현상에 의사들 "유감"
"정신건강시설 안돼" 지자체 님비현상에 의사들 "유감"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5.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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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통합정신건강센터 설치 계획에 지역주민 반발
신경정신의학회·조현병학회 "치료받는 정신질환자 위험성 낮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통합정신건강센터(시립 마음건강치유센터)가 들어서는 것을 두고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자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조현병학회가 유감을 표명했다.

최근 수원시는 통합정신건강센터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 중독관리센터가 있던 건물이 노후해 새로 증축하고, 여러 곳에 떨어져 있던 센터를 한 곳으로 모아 통합해 운영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통합정신건강센터에는 정신건강·중독관리·노인정신건강·자살예방·아동청소년건강 센터가 하나의 공간에 들어서게 되는데, 정신질환자 및 여러 중독환자들이 센터를 찾아 원스톱 치료는 물론 재활 치유, 직업 재활 등의 서비스를 받고,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통합정신건강센터가 초등학교와 5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센터를 찾는 정신질환자들의 강력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조현병학회는 14일 "수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통합정신건강센터 설치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는 지역사회 갈등과, 정신질환자의 범죄 위험성만 강조하는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미 13년전부터 같은 장소에 중독관리센터가 운영돼 왔고, 새로 증축되는 8층 규모의 건물에 수원시가 6곳으로 나눠져 있던 시설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는 이유 때문.

신경정신의학회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로 인한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일반인의 범죄보다 낮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간 약 20만 건 이상의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약 1000건의 살인 또는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하는데,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강남역 살인사건과 방배역 초등생 인질사건 등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범죄 사건이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를 통해 우리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고 덧붙였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언론은 수많은 강력범죄가 있음에도 조현병 환자의 사건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20만 건에 이르는 강력범죄 가운데 극히 일부인 정신질환자의 범죄만 심각한 것처럼 다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위험성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고,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이지만 0.04%(강력 범죄 중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율)의 위험성만 강조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질적 존재로 치부돼 왔던 정신질환자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되고 있는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대한조현병학회도 "조현병은 사이코패스와 다르며, 치료를 받고 있는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 위험성은 일반인보다 낮다"고 강조했다.

조현병학회는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은 모든 부모가 갖고 있는 공통적 관심사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왜곡된 정보에 의해 특정 대상자들이 삶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지역주민들이 내걸었던 대자보 내용 중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를 조두순과 같은 성폭력범과 동일시 하는 것이 특히 눈에 띈다"며 "전문단체들이 그동안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와 사이코패스의 차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왔던 것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현병학회는 "조현병 환자의 강력범죄율은 전체 강력범죄의 0.04%밖에 안되며, 나머지 99.6%는 일반인에 의한 것이고 그 가운데서도 일정 비율이 사이코패스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수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정신건강센터는 재활과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정신질환자, 중독성 질환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며 "정신질환자 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우울, 불안, 스트레스성 문제 및 노인들의 행복추구를 돕는 매우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현병학회는 "대개의 정신질환자 범죄는 치료받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고, 센터에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은 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두 학회는 "수원시 관계자와 정신보건전문가, 그리고 수원시 지역사회의 성숙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하면서 정신건강수도를 천명하고 있는 수원시의 새로운 시도인 통합정신건강센터의 안정적인 정착과 발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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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민1 2018-05-15 01:06:28
수많은 범죄들중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방배역 초등생 인질사건을 기억하는 이유는 이 사건들이 어떠한 인과관계도 존재하지 않는 묻지마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고 원인도 제공하지 않은 누군가가 피해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이고, 스스로를 지킬힘이 없는 아이들은 피해자가 되기 더욱 쉽다는 이야기지요.
전국민증 정신질환자가 몇명인지, 그들중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몇퍼센트인지 저는 모릅니다. 그냥 0.04%로 적으니 믿어라고 하시는 것은 나쁜 전문가들이 서민들을 속일때 써먹는 못된 방법입니다.
상식적으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나 치료중인 알콜중독자에게 여섯살짜리 아이를 맡기시고 범죄율이 적으니 안전하다고 하실수 있나요?
전문가라면 최소한 초등학교 앞은 아니라고 조언해야 하는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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