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폭행, 태움, 장시간 노동...해결책은 결국 돈"
"간호사 폭행, 태움, 장시간 노동...해결책은 결국 돈"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5.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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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 국회서 과도한 노동·인격모독·위험한 근무환경 실태 증언
열악한 환경 원인 '인력 부족' 지목...'인력 충원' 재정 확보 대책 촉구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책 모색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의료현장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나와 직접 겪은 의료현장의 열악한 상황을 증언했다. 이들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으로 간호인력 확충을 제기하고, 정부에 인력 확충을 위한 재정 확보를 요구했다. ⓒ의협신문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책 모색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의료현장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나와 직접 겪은 의료현장의 열악한 상황을 증언했다. 이들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으로 간호인력 확충을 제기하고, 정부에 인력 확충을 위한 재정 확보를 요구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기본권 침해, 상사·환자의 폭언·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된 위험한 근무 상황 등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책은 결국 충분한 간호인력 충원을 위한 재정 확보라는 간호계의 목소리가 되풀이되고 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국회토론회에서 일선 간호사들은 장시간 노동, 시간외근무수당을 받지 못하는 공짜 노동, 폭언·폭행 등 인권유린, 모성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 태움 실태 등 간호사 근무실태의 열악한 현장 상황을 낱낱이 증언했다.

이들은 열악한 간호사 근무환경의 근본적 원인은 간호인력 부족에 있으며, 의료기관이 적정한 간호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필요한 재정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슬아 경희의원 간호사는 장시간 노동과 교대근무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의 실태를 증언했다.

홍 간호사는 "장시간 근무와 교대근무, 교대를 위한 환자 파악 등 사전 준비 등으로 추가 근무를 밥 먹듯 하지만, 13년 동안 시간외근무수당을 받기는 매우 어려운 현실이며, 이런 간호사 과한 노동을 병원 측은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거나 간호사 개인의 능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치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톡 업무, 쉬는 날 교육, 각종 워크숍과 친절교육, 콘퍼런스 참여, QI 논문 작성 등 근무 외 시간에 이뤄지는 공짜노동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의료기관 인증평가 기간에 간호사 업무량을 극대화된다. 청소미화원 역할부터 서로의 인증 준비를 점검하는 감시자 역할까지 해야 한다. 그러다 간호사 실수로 인증평가에 문제라도 생길 것 같으면 대역죄인이 되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간호사 노동에 대한 적절한 처우를 해야 하고, 정당한 대가를 줘야 한다. 이는 간호인력 충원이 해결책이다. 간호사들이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현장 실태를 토로하는 간호사들. ⓒ의협신문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현장 실태를 토로하는 간호사들. ⓒ의협신문

조옥희 부산양산대병원 간호사는 간호사 폭언, 폭행, 성희롱 등 인격 모독 실태에 대해서 증언했다.

조 간호사는 "지난해 내가 일하는 병원 정형외과에서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월한 권력을 휘두르며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해 참지 못한 전공의들이 제보해 외부에 알려졌다. 의사인 전공의에게 그런 폭력이 자행되는데 간호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고 위험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의 교수는 간호사에게도 폭력과 폭언을 했지만 정직 1개월 처분이 끝난 후 병원에 복귀했고, 피해 간호사는 병원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에 의한 폭행뿐만 아니라 환자, 환자 보호자에 의한 폭행도 적지 않다. 때로는 머리채를 잡히기도 하고 칼로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의료인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 법률 개정이 이뤄졌는데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스스로 병원을 떠나고 있으며, 화병과 우울증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진낙희 홍성의료원 간호사는 보호받지 못하는 간호사 모성에 대해 증언했다.

진 간호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법적으로 보장되는 휴일을 사용하거나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것조차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어렵게 휴일이나 육아휴직을 신청해도 그에 대한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다른 간호사의 업무가 늘어나기 때문에 조직에서 '나쁜 간호사, 직원'으로 여겨졌다. 심지어는 임산부가 야간근무를 당연히 하는 것으로 알고, 환자 폭행 등에도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995년부터 23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홍성의료원 간호사 정원은 221명인데 실제 근무 인원은 180명 수준이다. 이런 간호인력 부족이 열악한 간호실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끝으로 공지현 한양대의료원 간호사 역시 태움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한 간호사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하고, 그에 대한 원인은 인력 부족, 해결책은 인력 충원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고 지목했다.

공 간호사는 "열악한 간호사 근무환경의 근본적 원인은 인력 부족이며, 해결책은 적정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의료기관의 지불능력을 높여서 원활하게 인력을 수급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돈이 해결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간호사 노동인권 현실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노조에서 시행한 각종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열악한 간호사 근무환경을 부각했다.

이어 병원 측에는 적극적인 산별교섭 참가, '노동존중일터 만들기 환자안전병원' 협약 체결 등을 요구했다.

정부에는 보건의료 분야 좋은 일자리 만들기 노·사·정 합의 추진,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제정, 보건의료업종 노·시·정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간호계에서도 환자안정병원운동, 공짜노동 근절과 노동시간 단축, 노동인권 유린 근절, 의료기관평가인증제 혁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의협신문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22일 발표한 '근무환경 개선 등을 통한 적정 간호인력 확보 추진 계획'이 이미 추진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구체적 실천방안들이 추진될 것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간호계의 이해를 당부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간호인력 확보 추진 계획을 만들면서 오늘 간호사들이 현장에 대해 증언한 간호사 처우, 근무환경 개선, 인력 확충 문제에 대한 병원계와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리고 여러 대책을 담았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시행 중"이라며 "기존 간호대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 방향을 잡았던 것에 대한 지적에 따라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했고,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간호사 면허 취득자가 늘어도 퇴직자가 늘면서 현장인력이 늘 부족한 상황, 신규 간호사 이직률이 34%에 달하는 위험한 상황으로 인해 환자안전이 담보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면서 "대책의 핵심은 간호사 처우 개선과 경력직 간호사가 장기근속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간호관리료 산정 방식을 기존 병상 수 기준에서 환자 수 기준으로 바꿨으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수익의 70% 이상을 간호사 처우 개선에 쓰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앞으로는 간호인력을 충원했을 때 보상이 정확하게 간호사들에게 가도록 의료기관들과 MOU를 체결하고,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간호사 야간 수당과 야간전담 간호사 관리료에 대한 개선책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며, 간호계의 요구에 따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확대,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제정을 위해서도 노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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