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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15분진료 해보니…환자 진료시간 만족 92%

서울대병원 15분진료 해보니…환자 진료시간 만족 92%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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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중증희귀질환자 진료 집중으로 경증환자 회송률 늘어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과 더불어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에 기여 기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이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의협신문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이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의협신문

서울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15분 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환자들의 만족도가 증가하고, 총진료비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13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사업효과를 평가한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평가는 내과계·외과계·소아과계로 나눠 심층진찰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됐고 ▲환자만족도 ▲진료의 내용 ▲진료비 ▲회송률 등을 평가했다.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미진단 ▲난치 ▲추가검사 ▲다학제진료에 해당하는 중증희귀질환 환자 가운데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한 신환 및 초진환자를 주요 대상자로 추진되고 있다.

(1) 심층진찰 외래 만족도
(1) 심층진찰 외래 만족도

또 일반 환자 진찰료는 1만 8800원(6세 이상 건강보험환자, 본인부담율 100%)이고, 심층진찰료는 9만 3980원(건강보험환자, 본인부담율 25%, 2만 3495원 부담)이 적용된다. 다만 암환자와 산정특례의 경우 진찰료 본인 부담률은 일반 환자와 심층진찰 환자 각각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7년 10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서울대병원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으로 내원한 대상환자 373명 중 응답자 274명과 성별과 나이를 매칭해 동일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대조군 1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환자중심성 측면에서 심층진찰군이 대조군에 비해 의사에 대한 만족도(4점척도 기준, 심층군 3.71 vs 대조군 3.28. 차이 0.43), 진료시간 충분도(3.69 vs 2.84, 차이 0.85), 치료과정(3.55 vs 3.06, 차이 0.49), 환자권리보장(3.64 vs 3.13,  차이 0.51) 등 평가항목 전반에서 평가점수가 높았다.

진료시간에 대한 만족도 측면에서는 만족한다고 응답한 군의 경우, 심층진찰군이 92%. 대조군이 71%로 심층진찰군이 21% 높았다.

외래진료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을 때, 심층진찰군이 10점 만점에 9.04점, 대조군이 7.65점으로 1.39점의 차이를 보였다.

진료 내용 측면에서 검사량과 처방약제량을 조사했는데, 진단검사량은 심층진찰군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적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증질환자와 내과계에서 더 낮게 나타났고 소아과계의 경우는 약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영상의학 검사량과 약제 처방량은 심층진료군이 약간 더 높았다.

(2) 심층진찰 소요 재정
(2) 심층진찰 소요 재정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진단검사량이 소아과에서 높은 경향을 보이고, 영상의학검사와 처방약제량이 심층진찰군에서 더 높은 이유는 초기면담이 충분히 이뤄짐으로 인해 재진 시 시행될 검사와 처방이 줄고, 초진 시 충분한 검사와 투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층진찰 참여자에 대한 추적관찰을 통해 생애 총 진료비 및 사회적 비용을 추적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료비의 측면에서는 심층진찰군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9.2%p 낮았다.(심층진찰군 22만 521원 vs 대조군 24만 2862원)
세부적으로 보면 검사 및 투약량의 변화와 같이 내과계와 중증질환군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또 내과계는 심층진찰군이 진료비용이 대조구에 비해 낮았으나, 외과계 및 소아과게의 경우 심층진찰군이 더 높았다.

그러나 중증도로 구분했을 경우 심층진찰군이 대조군에 비해 총 진료비가 22.17%p 낮았다.(중증질환 경우 심층진찰군 34만 1733원 대조군 43만 9166원)

권용진 단장은 "심층진찰군 가운데 중증질환의 경우 심증진찰 진료를 적용했을 때 재정절감의 효과가 일반 질환군에 비해 더 높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 회송률의 경우, 심층진찰군과 대조군에서 회송률이 각각 44.4%와 39.1%였고, 특히 진료회송서 및 소견서를 발급해 회송하는 적극적 회송의 경우에는 각 19.5%와 4.2%로 심층진찰군에서 15.3%p 높았다.

또 심층진찰 시 내과계·외과계·소아과계 모두 적극적 회송률이 통계적으로 더 높았다.

권용진 단장은 "적정 의료에 필요한 진료 시간을 제공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지역의원으로 회송하는 비율이 상승했는데, 이는 상급종합병원 의사의 역할이 중증·희귀질환의 진단 및 치료 외에 불확실한 진단을 소위 'clearing'해 지역사회로 회송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3) 심층진찰 회송률
(3) 심층진찰 회송률

이밖에 참여의사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 기준으로 환자와의 신뢰관계가 9.18점으로 가장 높았고, 직업 전문성 실현(8.91), 의료 질(8.82), 환자의 질병 이해도(8.82), 의사결정 과정의 공유(8.73), 보상수준(4.45) 순으로 나타났다.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심층진찰 시범사업 이외에도 전국 19세∼69세 일반인 1012명을 대상으로 의료 이용 문화, 의뢰 및 회송 정책, 심층진찰제도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일반인들은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비율이 48.8%로 나타났고, 이들 중 1, 2차 병·의원에서 정밀 검사가 불가능하거나(24.2%), 중증 또는 고난이도 질환이 의심되어서(19.4%), 1, 2차 병·의원을 못 믿어서(16.2%)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네의원 신뢰수준에 대해서는 84.7%가 신뢰한다고 답했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 종료 후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받아도 된다고 했을 때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이 87.8%로 매우 높았다.

또 심층진찰 시범사업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비율이 53.7%로 부정적인 비율(31.4%) 보다 22.3% 높았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사람들은 추가적인 비용부담 증가(36.3%), 길어지는 대기시간(12.6%)를 이유로 꼽았다.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심층진료가 환자와 의사의 만족도를 높이고, 의료의 질 측면에서 적정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연구대상이 서울대병원으로 제한된 점, 일부 진료과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으므로 엄밀한 정책평가를 위해서는 추후 대상기관 및 진료과를 확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용진 단장은 "심층진찰 시범사업을 통해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 환자중심의 적정 진료를 실현하고, 환자와 의사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대안 마련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시범사업 결과, 국민들은 의사의 임상적 판단과 무관하게 상급종합병원을 이용(48.8%)하고 있으나, 진료 종료 후 동네의원으로 회송여부를 물었을 때 동네의원을 간다는 비율이 87.8%로 높게 나타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권 단장은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및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고도화된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를 지역사회로 적극적으로 회송함으로써 의료체계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런 기대효과를 국가적 차원에서 확인하고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2018년도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 실시기관 수를 25개로 확대하고 2단계 연구용역을 시행키로 했다.

2차 연구 내용은 사업모형 고도화, 진료과목별 행위정의 개발, 성과지표 구조화 및 검증, 수가산정 모형 및 적정수가 수준 개발, 환자·의사 커뮤니케이션 향상 방안 등이 포함된다.

또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과 연계해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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