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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학회, '난청과의 전쟁'으로 환자 줄인다
이비인후과학회, '난청과의 전쟁'으로 환자 줄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4.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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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조기발견·재활 위한 국가검진 사업 추진 및 사회공헌활동 앞장
유·소아 난청, 청각 되살리기 노력…'수어' 없이 일상생활 가능 돕기로
이재서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이 올해 학회 주요사업을 설명하면서 난청 줄이기 사업 및 사회공헌 활동에 학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서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이 올해 학회 주요사업을 설명하면서 난청 줄이기 사업 및 사회공헌 활동에 학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난청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난청의 조기발견 및 재활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열심히 펼쳐나가기로 했다.

특히 유·소아 난청인의 경우 보청기·인공중이이식 등의 적극적인 청각 재활치료를 통해 '수어'를 의무적으로 배우게 하는 것보다 청력을 되돌려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신경 쓸 계획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29일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학회가 중점 추진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학회는 주요 사업으로 ▲사회공헌 사업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이비인후 질환 조사 재추진 ▲빅데이터 연구 사업 ▲난청 줄이기 사업 등을 선정했다.

이재서 학회 이사장은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국민에게 다가서고 신뢰받는 의사집단으로 나아가는 학회를 만들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사회공헌위원회를 신설했고, '생명존중과 생명사랑 가치의 실현'이라는 목적 아래 난청과의 전쟁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올해 사회공헌 첫 사업으로 지난 4월 16일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청음회관이 청각장애인 지원과 재활 및 지역사회 의료발전 기여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교육지원 사업 기금 마련을 위해 한국의사 100년 기념재단에 공익성기부금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이사회 승인을 받아 향후 외국인 펠로우 지원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이비인후질환조사 사업도 재추진하고, 빅데이터 연구 사업도 진행한다.

이 이사장은 "최근 환경 및 생활방식의 변화, 노인 및 비만 인구의 증가로 인해 난청, 알레르기비염, 수면호흡장애, 후두염 등 이비인후 질환의 유병률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국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회·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회와 질병관리본부가 협력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이비인후 질환 검사 항목을 다시 추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회는 2008년부터 5년간 이비인후 질환 조사를 질병관리본부와 이미 실시한 바 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이비인후질환의 국가 단위 유병률을 산출하고 관련 요인을 분석해 학술 및 정책적으로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2019년부터 새롭게 학회가 참여함으로써 난청·어지럼증·코골이·수면무호흡·알레르기비염·미세먼지로 인한 후두 기능의 변화 등에 대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비인후과 질환에 대한 근거창출 사업도 활발히 진행키로 했다"며 "역학조사위원회를 다시 가동해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국민건강조사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빅데이터 사용에 관한 MOU를 맺고 현재 분과학회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각종 이비인후과 질환에 대해 유병률과 원인 인자 등에 대한 국내 표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학회는 빅데이터 사업으로 ▲비만과 비부비동염 재발의 상관관계 분석 ▲한국 신생아와 영유아 난청 조기 진단과 치료 현황 분석 ▲두경부암의 사망률과 심뇌혈관계 합병증의 발생률 ▲한국 소아 두경부암의 유병률, 발병률 및 치료 예후에 대한 연구 ▲안면골 골절의 발생률 및 임상 양상 연구 ▲대사증후군과 후두질환의 상관관계 분석 ▲난청 관련 질환에 대한 분석 연구 등을 선정했다.

이비인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좀 더 질 좋은 서비스를 받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회원들의 윤리교육에도 신경 쓰기로 했다.

이 이사장은 "귀·코·얼굴·목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지 않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가능하면 환자 진료를 근거 중심에 맞춰서 하려고 학회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원들의 윤리의식과 재교육을 위해 학회 자체적으로 평생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평생교육 시스템은 전공의 수련과 연관지어 개발하고 있고, 전문가로서 역량을 계속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학회의 국제화 및 미래인재 육성에도 힘쓰기로 했다.

이 이사장은 "학회의 국제적인 위상 확립을 위해 국제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아시아 중추 학회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매년 개최되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를 국제학회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아시아 국가의 젊은 의사들의 연수과정을 진행함으로써 아시아를 선도하는 학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래인재 육성위원회를 주축으로 국제학회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에게 미래의 비전과 희망을 주는 미래 포럼을 개발해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학회는 무엇보다 난청 줄이기 사업에 많은 관심을 두기로 했다.

이 이사장은 "난청 줄이기 사업을 통해 향후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정확한 정력검사가 국가 검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추진하고, 난청의 예방과 조기 치료 및 재활이 적절히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2016년 난청 줄이기사업 TFT를 구성하고 7년간 운영키로 했다. 또 국회토론회를 개최하면서 난청 질환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인데 이어 사업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해 말에는 난청 줄이기사업위원회도 발족시켰다.

오승하 난청 줄이기사업위원회 위원장은 "위원회 내에 정책위원회·학술위원회를 구성해 난청줄이기 학술적 근거 마련은 물론 세계보건기구의 난청 관련 활동에 우리나라를 대표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비인후과 전문의만으로 운영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전문학회만의 활동에서 벗어나 청각 관련 전문가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청력건강협의회도 올해 1월 발족시키는 등 난청인의 건강을 좀 더 종합적으로 접근하고 정책대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1차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유·소아 난청인의 경우 의무적으로 수어를 습득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문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의료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유·소아 난청인 중 대다수가 보청기·인공와우이식을 통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정부 사업계획에서는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유·소아들에게 의무적으로 수어를 배우게 하고 있다.

오 위원장은 "수어를 배우게 되면 유·소아들이 특수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치료를 통해 수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는 난청 유·소아들이 특수학교에 다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난청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적극적 진단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전략이 필요하고, 보청기·인공와우 및 언어청각재활 관련 제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회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해 구인두암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하기로 했다.

정필상 교수(단국의대)는 "구인두암은 2007년 1005명 정도 발병률을 보였는데, 2015년에는 187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구인두암이 인유두종바이러스 때문이라는 근거에 따라 자궁경부암백신 접종을 여자아이들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들에게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남자아이들에게 12살이 되면 백신 접종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송병호 이비인후과학회 회장은 "정부가 개원가에서도 심층 진료(15준 진료)를 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 인후두역류증의 경우 평소 식이요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다보면 15분 정도가 소요된다"며 "이런 환자를 진료할 때 15분 진료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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