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개선 불발 아쉬워...계속 추진해야"
제39대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앞둔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차기 집행부의 정치적 중립을 당부했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성향의 단체들과 만나야 하는 협회로선 편향된 정치색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추 회장은 20일 출입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의협 회장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색깔을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국회와 정부, 보건의료인단체, 시민·사회단체와 접촉해야 하는데 어느 한쪽으로 쏠려서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차기 집행부는 현명하게 처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추 회장은 "최대집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회장에 당선되면 (자신이 맡은 정치·사회 단체 대표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중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특히 "일각에선 최 당선인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으냐는 우려가 있는데, 그동안 당선인의 언행을 보면 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집행부는 현 집행부보다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최 당선인은 (정치적인 면에서) 경험이 많은 분 아닌가. 국민에게 다가갈 방법론도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생각과 의사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서로 다르지 않다. 국민과 함께 소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집행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부 소통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추 회장은 "의협은 다양한 지역과 직역에 있는 회원들이 모인 곳이다. 자신을 지지한 회원뿐 아니라 지지하지 않은 회원들의 의견도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게 집행부의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회원의 결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추 회장은 "차기 집행부에 힘을 모아주는 게 필요하다. 치열한 논쟁과 소통을 통해, 일단 결론이 나면 한마음 한뜻으로 추진해나가는 게 협회가 잘 나갈 수 있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회장은 임기 동안 '회원의 실질적 이익'에 회무의 방점을 두어 △민원 콜센터 △보험실사대응센터 △의료인 폭행 신고센터 △노무세무 법률 지원 등을 추진하고, 보건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전공의특별법 제정 △의료인 행정처분 시효법 도입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 △노인정액제 개선 △차등수가제 폐지 △촉탁의제도 개선 △각종 보험수가 신설 등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또한 안아키, 한의사 골밀도검사 시연, 살충제 달걀 등 국민 건강과 관련된 사안에 적극 대처했으며, 세계의사회를 통한 국제 네트워크 형성으로 협회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도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다만 의료전달체계 개선 합의 불발과 의료일원화 추진이 좌절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추 회장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의료일원화 역시 국민의 건강과 환자 안전을 위해 국가 시책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라며 차기 집행부가 관심을 가질 것을 기대했다.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본업인 진료현장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차차 쉬면서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