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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폐암 표적치료 위한 새 항암물질 대량 발굴

난치성폐암 표적치료 위한 새 항암물질 대량 발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4.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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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교수팀, 폐암 개인맞춤 치료제 후보물질 171개 찾는데 성공
국내 연구진 해외 공동연구 통해 표적치료분야 기술력 세계적으로 입증

김현석 교수
김현석 교수

난치성 폐암에서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한 표적치료제 후보군이 대량으로 확인돼 폐암 표적치료제 개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현석 교수(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연구팀과 미국 텍사스주립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대규모 화학유전체 분석플랫폼을 이용해 난치성 폐암의 개인맞춤 치료제 후보물질 171개를 발굴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표적치료(Target therapy)는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특정표적을 공격해 최소의 부작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항암 치료법을 말한다.

그러나 소수에 대해서만 약제가 개발돼 있어 대다수의 암환자들이 치료혜택을 받으려면 현재보다 훨씬 많은 수의 표적치료제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 화학유전체 분석법은 대량의 소분자화합물을 유전체 수준에서 기능을 분석해 규명하는 방법으로, 맞춤형 신약개발을 위해 최근 도입돼 주목받고 있는 연구방법이다.

폐암은 인구 10만명 당 35명이 사망하는 악성 종양 중 하나다. 초기 폐암은 수술적 치료를 먼저 고려하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됐거나 재발한 경우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이 중 전이됐거나 재발한 폐암에서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표적)를 공격하는 표적치료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 항암제가 표적에만 작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적치료제는 암에서 표적이 발견된 경우만 사용이 가능하다. 폐암의 경우 'EGFR', 'ALK' 등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표적을 공격하는 항암제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의 표적치료제 개발과정은 단일 타깃에 대해 장기간에 걸친 기초 연구와 약물 스크리닝을 거쳐야 하므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김현석 교수 연구팀은 100가지 종류의 다양한 폐암세포주를 대상으로 20만종 이상의 소분자화합물(small-molecule)을 하나씩 투여하는 병렬처리 방식의 대규모 자동화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총 300만개 이상의 실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세포주의 특이적 독성정보를 획득했다.

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방법을 이용해 모든 폐암세포주의 유전체 정보도 추가적으로 확보했다.

(그림 1) 후보물질 발굴 모식도.100종 암세포주 유전체빅데이터와 20만종의 소분자화합물 스크리닝 데이터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합분석해 171개의 표적치료 후보물질을 발굴.
(그림 1) 후보물질 발굴 모식도.
100종 암세포주 유전체빅데이터와 20만종의 소분자화합물 스크리닝 데이터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합분석해 171개의 표적치료 후보물질을 발굴.

연구팀은 이렇게 얻어진 대규모 약물반응성 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통합 분석한 결과, 항암효능을 갖는 171개의 표적치료 후보물질과 약효를 예측할 수 있는 동반진단마커(동반진단법)를 동시에 발굴했다.

특히, 표적치료 방법이 없었던 KRAS/KEAP1 동시변이(전체 폐선암환자의 6% 정도에서 KRAS 유전자와 KEAP1 유전자에 암돌연변이를 동시에 갖고 있으며, 두 유전자의 변이는 각각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까지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있지 않은 상태임)와 폐선암환자의 5% 이상에서 관찰되는 NOTCH2 변이(NOTCH는 배아의 발생과 세포의 증식 혹은 사멸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키며, NOTCH2 유전자의 변이 혹은 소실은 전체 폐선암환자 종양의 5%이상에서 관찰이 됨)세포의 항암물질을 발견하고, 타깃 단백질과 약물 작용기전을 추가적으로 밝혀냈다.

연구결과, KRAS/KEAP1 동시변이 암세포 표적치료 후보물질은 암세포의 포도당 흡수를 억제하고 세린 생합성을 막아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NOTCH2 변이암에서는 현재 면역질환 치료제로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암세포분열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각의 후보물질들은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표적치료 후보물질로 향후 추가적인 임상개발과정을 거쳐 개인맞춤 치료제로 임상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화학유전체 연구방법론을 적용한 대규모의 표적치료 후보물질 발굴 연구로, 이번에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적용성을 검증하는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분석플랫폼을 위암·대장암·췌장암 등에 적용해 한국인의 대표 암질환에 항암효능이 있는 약물 발굴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R&D 사업과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셀(Cell, IF=30.420)> 온라인판에 4월 19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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