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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내려놓는 임수흠 의장 "미련없이 떠난다"

의사봉 내려놓는 임수흠 의장 "미련없이 떠난다"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8.04.1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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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기총회 끝으로 3년 의장직 물러나
"25년간 의료계 헌신...몸과 마음 쉬고 싶어"

ⓒ의협신문
임수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김선경 <자료사진>

 임수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이 오는 22일 정기 대의원총회를 끝으로 3년 임기를 마친다. 원격의료,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 문재인케어에 이르는 거대한 파도 속에 의협의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회를 이끈 임 의장의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임 의장은 17일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주위의 많은 도움 덕분에 큰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치게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제 능력있는 후배들에게 맡기고 조용히 몸과 마음을 쉬면서 나름대로 신변을 정리하려고 한다. 앞으로 기자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기 중 성과를 묻는 질문에 대의원의 책임 의식을 높인 부분을 먼저 꼽았다. 임 의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의원의 '성실 의무'를 강조하며, 총회 연속 2회 불참 대의원의 자격을 정지시켜 버렸다. 실제로 작년에 대의원 11명의 자격을 박탈했다. 이 같은 강공책 덕분에 의협의 고질적인 폐단인 총회 정족수 미달 사태는 거의 종적을 감췄다. 

임 의장은 "취임 이후 정기 총회, 임시 총회 모두 합쳐 정족수가 미달 된 적은 지난 2월 회장 불신임 안건이 상정된 임총이 유일하다. 오는 22일 총회에는 전체 대의원 244명 중 234명이 출석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의협 정책 길라잡이 'KMA POLICY'를 대의원회 주도로 출범시킨 것은 의협 역사에 남을 업적으로 꼽힐만 하다. 임 의장은 "어렵고 힘들게 구성해 2년간 진행해 오고 있다. 위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잘 세팅되고 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임수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김선경 <자료사진>

총회 때 소수 대의원이 발언권을 독점하던 행태, 대의원간 불필요한 논쟁으로 안건 심의가 지연되는 경우도 임 의장이 의사봉을 잡은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는 평가다. 

아쉬움도 있다. 대의원회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최근 10년간 자료를 분과별로 정리해 놓았으나, 대의원들의 적극적인 활용과 의견 교환이 기대보다 덜했다는 것. 무엇 보다도 임기 중 두 차례에 걸친 회장 불신임 안건 상정, 감사 불신임안이 통과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 의료계에 닥칠 현실에 대해선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했다. 임 의장은 "임기 동안 지역 회원을 많이 만나 보니 의료기관 경영이 정말 어렵다는걸 느꼈다. 3차 의료기관은 환자가 많지만, 각종 경비 나가고 나면 남는게 없다고 한다. 특히 동네 의원은 대기실에 환자 한 두명 앉아 있는것도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면서 "이번에 획기적인 큰 변화가 있어야한다. 적당히 수긍하고 들어가서는 안되는 시점이 결국 왔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또 "최대집 당선인이 집단휴진 투쟁을 유보한데 대해 긍정과 비판의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회원들이 힘을 모아 도와주고 좀더 지켜봐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아직 취임도 안했는데 왈가왈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차기 의협 집행부가 의사의 위상을 높여주길 기대했다. 임 의장은 "회원이 보다 나은 진료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의사 위상을 높이는 단초가 되는 집행부가 되길 바란다"면서 " 성공하는 집행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회원이 살고 의협이 산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의정 협의가 좌초된 것은 정부의 진정성 없는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장은 "그동안 정치인과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을 겪어보니 진정성이 없더라. 의협이 정치권을 믿고 회원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하는데, 내가 느끼기엔 한 번도 없었다"면서 "그동안의 불신이 쌓여 정부가 무슨 말을 하든 문서화하지 않으면 의료계가 못믿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케어는 진료와 지불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다. 정부가 진짜 추진 의지가 있다면, 이번엔 의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대통령) 임기 중 어떻게 되겠지하는 식으로는 의사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의료계를 협박해봐야 의사들이 무서워할 시점이 아니다. 25년간 의료계에 몸담으면서 지금처럼 회원의 분노가 최고조에 이른 적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말을 마쳤다. 임 의장은 "3년간 의장직에 몰두하다보니 집안을 잘 챙기지 못했다. 얼마나 미안한지 모른다"며 "이제 쉬면서 그동안 등안시 했던 것들을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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