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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NMC·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어디로 갔나?
[초점] NMC·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어디로 갔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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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가산금 목적에 맞게 사용 안해 병원-의사 갈등
흉부외과 의사들 "인력 충원, 학술비지원 지급 없어"

중앙보훈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을 해당 흉부외과에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외과계열에 대한 수가 가산제도는 2009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그 해 흉부외과 전공의 충족률이 27.3%로 최저를 기록하면서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데 따른 조치였다.

제도 도입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흉부외과가 있는 각 병원에 수가 가산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가산금을 받은 병원이 흉부외과 전문의 및 전공의 수당 급여, 흉부외과 발전 기금, 학술 지원금 등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보훈병원은 가산금을 목적에 맞게 지급하지 않거나, 극히 일부만 지원해 해당 병원 흉부외과 의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 가산금 사용출처 놓고 '병원' vs '흉부외과' 불신

중앙보훈병원은 2016년 대한병원협회 병원신임평가센터에 제출한 자료에서 흉부외과에 2억 6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인력 충원 및 인건비 지원, 학술 지원비 지급, 의국비 지원을 제시했다.

병원측은 흉부외과 인력이 2009년 6월 이전에는 3명(전문의 2명·간호사 1명)이었는데, 가산금을 인력 충원에 사용해 현재는 7명(전문의 3명·간호사 4명)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병원 흉부외과 의사들은 지난 2009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수가 가산금이 지급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A의사는 "병원이 병원신임평가센터에 제출한 인력은 허위"라며 "병원측은 2009년 이전 흉부외과 인원은 3명이라고 주장했으나, 병원 전산자료(병원경영정보시스템)를 보면 2008년부터 2016년 8월까지 흉부외과 인원은 계속 4명으로 증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병원에서 흉부외과에 간호사를 3명 배치했다고 하지만, 수가 가산금에 맞게 인력이 충원된 것이라면 간호부 소속이 아니라 흉부외과 소속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흉부외과에서도 모르는 간호사 인력이 어떻게 충원됐고, 임금이 어떻게 지급됐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학술지원비 지급한 적 한번도 없다" vs "2040만 9000원 지급"
 흉부외과에 지급한 학술지원비를 놓고도 병원측과 의사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통상임금(연봉에 학술지원비 포함)에 학술지원비가 포함되는데, 이를 마치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에서 지급한 것처럼 포장했다는게 의사들 주장이다. 

중앙보훈병원은 병원신임평가센터에 학술활동 지원비로 2016년도에 2040만 9000원, 의국지원비는 2016년도 198만 3000원을 지급했고, 2017년도와 2018년도 현재 역시 흉부외과를 위해 지원했다고 밝혔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학술활동 지원비는 분기마다 지급되고 있으며, 모든 의사들에게 골고루 지급되기 때문에 흉부외과 의사들이 학술비지원을 한푼도 못받았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흉부외과 A의사는 "흉부외과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진료과 전문의들이 매 분기마다 학술지원비를 지급받고 있는데, 이는 2009년 이전에도 통상임금(연봉에 학술지원비 포함) 지금 기준에 따라 받았던 것이고, 2009년 이후에도 임금 기준에 따라 지급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래 임금에 포함된 학술지원비를,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에서 지급해준 것처럼 서류를 만들어 병원신임평가센터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또 수가 가산금을 흉부외과 의사들에게 별도로 지급했다면 기존 학술지원비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중앙보훈병원측에 매 분기마다 병원 모든 진료과 의사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학술지원비 이외에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을 학술지원비로 지급한 내역을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실제로 얼마나 어떻게 지급됐는지는 내부적으로 자료를 찾아봐야 한다며 답변을 미뤘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수가 가산금 지원 문제 제기

중앙보훈병원이 흉부외과 가산금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일자, 관련 학회도 개입하고 나섰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최근 중앙보훈병원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공문을 보냈다.

학회는 "2009년 정부는 외과계 저수가로 인한 전공의 지원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흉부외과와 외과에 '수술 수가에 대한 가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병원측에 설명했다.

또 "중앙보훈병원에서는 실제로 정부에서 시행하는 수가 가산제도가 실행된 이후 흉부외과에 수가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가 지원금 전액을 흉부외과에 소급해 지불해 주고,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이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행정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중앙보훈병원은 "흉부외과 활성화를 위해 충원된 인원은 전문의 1명, 간호사 3명이며, 충원된 인력의 인건비는 정상적으로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또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처리를 위해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에서 제기한 사항에 대해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지원에 대한 변경사항이 있는 경우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로 보고를 다시 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의사는 "현재 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는 식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무용품을 자체 회비로 걷어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한 최소 20억원 이상의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은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 중앙보훈병원은 이에 대해 투명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에서 인력도 충원하고, 학술비 지원, 의국비 지원등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흉부외과의 정상화를 위해 사용하라고 정부가 지급해준 지원금을 병원이 목적 이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수가 가산금 목적에 맞게 사용 안해 논란

국립중앙의료원 역시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가 본지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2009년 7월부터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이 지급되고 있으나 병원측이 가산금을 흉부외과에 지원하지 않고 있다.

2010년 4월 법인화 이후에도 수가 가산금에 대한 지원은 없었고, 2011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선택진료 관련 경비에서 나온 처우 개선비 명목(전공의부재, 당직 등의 이유)으로 5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인데, 그나마 이는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에서 지급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 흉부외과 B의사는 "2012년 3월 부터 명목상 처우개선비가 100만원으로 올랐으나 국립중앙의료원 급여체계상 실질적으론 약 145만원을 본봉(실수령액)에서 삭감 지급 받았고, 이후 이러한 상태로 2018년 1월까지 매달 똑 같은 처우개선비(100만원)를 지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병원측에서는 년말에 손실액에 대해 합산 지급을 한다고 했으나 지급 하지 않았고, 2018년 2월 부터 선택진료 경비가 없어진 후로는 현재까지 받는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B의사는 "전문의 및 전문간호사 임금인상, 학술지원비, 의국지원비에 대해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으로 지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병원이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가산금을 수입으로만 생각하고, 흉부외과의 정상화를 위해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립중앙의료원은 2010년부터 전공의 없이 전문의 3명이 흉부외과를 맡았는데, 현재는 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산금을 꼬박꼬박 받아 놓고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B의사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외상센터 설립을 계획 중인데, 가산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져 흉부외과 지원자가 전무한 실정이다. 

대학병원 등 30∼50% 수준서 가산금 지급…"병원 수입 아니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이른바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들은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이 70% 정도 지급되고, 그 비용에서 의국지원비, 학술지원비, 인력채용,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등이 지급되고 있다.

또 대학병원과 흉부외과 의사가 있는 다른 병원들도 최소 30∼50%까지 수가 가산금을 흉부외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는 유독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보훈병원이 수가 가산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함에 따라, 두 병원을 상대로 정확한 실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학회 관계자는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에 대해 병원들이 일부만 지원하는 것도 문제지만,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부가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하지 않은 책임도 있다"면서 "수가 가산금이 '100%' 해당 진료과에 지급되도록 명시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병원측에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수가 가산금 가운데 30∼50% 정도만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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