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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선천성 소아난청, 유전자검사로 조기발견 중요
신생아 선천성 소아난청, 유전자검사로 조기발견 중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4.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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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난청, 청력검사와 유전자 검사 병행할 때 정확한 파악 가능해
최소 출생 6개월 이전 재활치료 받아야 정상적인 언어·청각 발달 기대
소아 난청을 조기발견할 수 있는 선천성 난청 유전자검사
소아 난청을 조기발견할 수 있는 선천성 난청 유전자검사

몇 번을 불러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아이를 보면서도 무심코 넘기는 부모들이 많다. 무언가에 집중을 해서 그런 거겠거니, 무감각한 성격이겠거니 하며 가볍게 생각하는 탓이다.

하지만 올해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난청환자는 매년 5%씩 늘어 5년사이 41%나 증가했다. 말이 늦은 우리 아이가 사실은 난청을 앓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난청은 노인성 질환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이 중 40%만이 노인성 난청에 해당한다. 오히려 눈여겨 봐야 하는 대상은 선천성 소아 난청이다.

출생아 1000명당 1.5∼3명의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선천성 소아 난청은 대부분 신생아 시기에 발생한다. 조기에 선별 검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난청 여부를 발견할 수 있는 시기가 2∼2.5세나 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언어 발달의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된다.

이로 인해 언어 발달 지연에 따른 언어 재활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신생아를 대신해 부모가 먼저 선천성 난청 검사, 유전자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천성 난청의 절반 유전성 난청, GJB2 유전자 이상일 확률 높아
선천성 난청은 크게 유전성·비유전성·특발성으로 나뉜다. 선천성 난청과 유전성 난청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으나 정확히 구분하면 유전성은 선천성 난청의 원인 중 하나에 속한다.

이 중 부모의 난청 유전자를 물려받아 아기에게 청각장애가 생기는 유전성 난청은 전체 비율 중 50%를 차지한다.

이 외에도 두개 안면부 기형(Craniofacial deformities), 심한 호흡 곤란증, 고농도 산소치료 등의 위험 요인이 있는 신생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난청 발생 빈도가 높으며, 산모가 임신 중 풍진·매독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저체중아를 낳게 된 경우에도 위험도는 올라간다.

유전성 난청은 GJB2 유전자 변이가 주된 원인이다. 원인불명의 청각장애인 100명 중 4∼5명은 GJB2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한다.

부모 중 1명이 보인자, 혹은 모두가 보인자일 경우에는 자녀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날 확률이 1/4에 이르기 때문에 예비 부모의 사전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가족 중에 청각장애나 언어장애를 가진 가족이 있다면 필수로 진행해야 한다.

최종문 GC녹십자지놈 전문의는 "신생아들은 의사표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매일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선천성 난청의 60%는 청각손상으로 말을 못하게 되는 만큼 조기에 발견해 치료 시기를 앞당기고 치료 및 재활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귀에 소리 자극을 주어 청각기능 확인하는 신생아 청력검사
천성 난청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로는 신생아 청력검사가 있다. 그 중 AABR 검사(자동화청성뇌간반응 검사)와 TEOAE 검사가(일과성유발이음향방사 검사) 대표적이다.

AABR 검사는 귀를 통해서 전해지는 음향에 뇌가 반응하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로 아기의 피부에 3개의 전극을 붙여 뇌파반응을 잡아낸다.

검사시간이 짧고 비침습적인데다가 중이와 외이의 이물질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전문가의 도움이 없어도 결과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내이, 청신경청각뇌간경로를 모두 선별할 수 있어 말초성 청력 소실이 동반되지 않는 청각신경병증이나 신경전도장애도 파악할 수 있다.

TEOAE 검사는 달팽이관 및 청각유모세포의 이상 유무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이다. 이중으로 방음된 청력검사실 내에서 일과성자극음을 들려준 뒤 달팽이관의 외유모세포 반응을 살핀다.

정상적인 청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100% 발현하지만 청력 손실이 30∼40dB HL이 넘은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청각 기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최종문 전문의는 "생후 6개월 전 난청이 발견돼 치료를 받은 아기와 6개월 이후 발견된 아기의 단어를 비교한 결과, 30개월 전후의 어휘력에서 100단어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며 "출생 3개월 이내의 모든 신생아에게 난청 선별 검사를 권장하고 있는 미국처럼 한국도 신생아 청력검사를 통해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적 원인 찾는 난청 유전자 검사, 효과적 치료 위해 필수
선천성 난청은 유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생아 청력검사는 아이의 청각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지만 난청의 유전적 소인을 밝혀내기는 어렵다.

때문에 신생아 청력검사와 난청 유전자 검사를 동시에 진행해 GJB2 유전자의 이상유무를 파악하고 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적절한 유전상담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 대책을 준비할 수 있다.

또 유전자 검사는 나중에 나타날 수 있는 청력 소실을 미리 대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간혹 부모 중 한쪽이 보인자인 경우에 어렸을 때는 청각에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점차 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있다.

어느 정도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해도 부모에게 증상을 호소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먼저 난청의 유전자 소인을 확인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종문 전문의는 "부모가 모두 정상적인 청력을 갖고 있어도 난청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청각장애 유무,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필수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출생 직후부터 보청기 착용 등의 재활 치료를 받게 되면 정상적인 언어 습득, 일상 생활을 기대할 수 있고, 보청기 치료가 어려워 인공 와우이식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에도 훨씬 좋은 효과가 나타나므로 신생아 청력검사, 난청 유전자 검사로 증상과 원인을 모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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