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청준 씨의 '당신들의 천국'에 등장하는 군의관(조백헌 대령)의 실제 주인공인 조창원 전 국립소록도병원장이 3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26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난 고 조창원 원장은 1956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근무했으며,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뒤 14대(1961∼1964년) 국립소록도병원장과 오마도개척단장을 맡아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오마도 간척사업을 벌이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군사정권이 간척지 소유권을 강탈하면서 바다를 막아 옥토를 일구려 했던 한센인들의 희망도 역사 속에 묻혀버렸다. 국립마산병원장·국립재활원장을 거쳐 20대(1970∼1974년) 소독도병원장으로 다시 부임, 환자들을 돌봤다.
근로복지공단 장성병원 규폐센터원장·대전 선병원장을 맡아 진폐증 환자 진료에 힘썼다.
말년에는 화가로 변신, '소록도 대학살'·'소록도의 눈물'·'천사의 눈물' 등 소록도의 비극적인 역사를 화폭에 그렸으며, 시집 <소록도 민들레>(2002), <소록도, 다시 부르는 연가>(2003), <소록도, 눈물의 노래>(2005)을 통해 소독도의 아픔을 담아냈다.
조용 에이치브이 대표 부친상, 이경록 효봉물산 대표 장인상. 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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