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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오프라벨 확대안 반발 표류 가능성
면역항암제 오프라벨 확대안 반발 표류 가능성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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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안 두고 의료진 vs 암환자 맞서 난감
키트루다·옵디보·티쎈트릭 사용범위 쟁점

대형병원 암진료진이 보건복지부의 암환자를 위한 면역항암제 '허가초가(오프라벨)' 사용 범위 확대 예고에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가 암환자의 요구를 수용하려다 면역항암제의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암환자측은 4기 이상 암환자는 사실상 모든 의료기관에서 면역항암제를 투여받도록 해야 한다며 예고된 허가초과 사용 확대안에 불만을 터트렸다.

환자의 요구와 대형병원 의료진의 우려가 부딪치면서 허가초과 사용 확대안이 표류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티쎈트릭 등 면역항암제 3종은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난소암·방광암·두경부암·신세포암·림프종 등에 대한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허가된 적응증 외에 투여하려면 허가초가 사용을 승인받아야 한다.

'NAVER 면역항암카페(cafe.naver.com/immunesystems)' 회원은 지난 8일 '문재인 케어 누구를 위한 케어인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예고한 면역항암제 허가초가 사용 범위 확대안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3400여명의 암환자와 보호자로 구성된 면역항암카페측은 예고된 확대안 역시 의료기관 내 '다학제위원회' 등의 승인을 받도록 해 기존 안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예고된 확대안은 혈액종양내과 의사 4명 이상이 근무하는 의료기관에 구성된 '다학제위원회'가 키트루다와 옵디보·티쎈트릭 등의 허가초과 사용을 '사후승인'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기관 내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가 면역항암제 허가초과 사용을 '사전승인'했던 기존 안보다 승인심사 기구의 규모가 작아졌고 사후승인의 길도 열어놔 면역항암제의 허가초과 사용범위가 넓어졌다.

기존 안에 따르면 71개 의료기관이 면역항암제 허가초과 사용을 사전승인할 수 있었지만 확대된 안에 따르면 30개 의료기관만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 나머지 41개 의료기관은 사용 후 사후승인만 거치면 된다.

특히 다학제위원회가 없는 의료기관이라도 다학제위원회가 있는 의료기관이나 의사협회에 구성된 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의뢰하면 허가초과 사용을 할 수 있다.

복지부의 확대안에 당장 대학병원 의료진과 학계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내 대형병원 A교수(혈액종양내과)는 "심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응급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요양병원 등에서 면역항암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무분별하게 면역항암제가 투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대형병원 B교수(혈액종양내과) 역시 "대안없는 말기암 환자가 제대로된 의학적인 판단없이 비싼 면역항암제를 투여받는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복지부의 확대안에 반대했다. 대형병원 항암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확대안에 대한 반발 기류가 커지고 있다.

면역항암제 허가사용 확대안을 둘러싸고 대형병원 의료진과 암환자들이 확대와 기존안 고수라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자 보건복지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학계와 의료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확대안을 발표해봤자 환자측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칫 예고된 발표안마저 추진이 좌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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