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외과의원 병상 폐쇄? "의원급 수술 사례를 봐라"
외과의원 병상 폐쇄? "의원급 수술 사례를 봐라"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3.08 06:12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과계의사회협의체, 일차의료 역할 재조명·정책제안 토론회 개최
정통령 복지부 과장 "의원급 외과수술 범위·지원·영역 논의해야"

지난해 11월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에서 나온 의료전달체계 권고안이 의원급 외과계를 강타했다. 초안에 포함된 의원급 의료기관 일반병상 폐쇄에 대한 내용 때문이었다.

외과계는 의원급에서 수술을 그만하라는 말이냐며 크게 반발했고, 이후 개정안은 여러차례 개정됐으나 결국 의료계 내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폐기됐다. 외과계는 이 같은 권고안이 추진됐다는 점에 개탄하고 있고 몰락한 외과 개원가의 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외과의사회·대한정형외과의사회·대한성형외과의사회·대한신경외과의사회·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대한비뇨기과의사회·대한안과의사회·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등 9개 외과계 의사회가 협의체를 만들어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해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외과계의사회협의체는 7일 서울 스페이스쉐어 대치센터에서 '일차의료 외과계의 역할 재조명 및 정책적 제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관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맡았다.

김동석 외과계의사회협의체 초대 회장은 "협의체는 의료전달체계 권고안 때 병실 폐쇄에 반발해 외과계 의사회 회장 모임을 조금 더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발전시킨 임의 단체"라며 "외과의사 자부심은 사라지고 전공의 지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의료전달체계 권고안은 환자들을 간단한 수술조차 대형병원으로 가게 하는 불합리한 개선안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급 외과계 의료기관이 경증 질환이나 간단한 수술은 종합병원에 비해 뒤지지 않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나 의료계,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7일 외과계의사회협의체가 마련한 외과계 일차의료기관 역할 재조명 토론회ⓒ의협신문
7일 외과계의사회협의체가 마련한 외과계 일차의료기관 역할 재조명 토론회ⓒ의협신문

의원급 외과계 전문과목 각 수술사례 발표

이날 외과계 의사회는 각각 전문과에서 시행하고 있는 단순수술 사례를 발표하며 의원급에서 행해지는 수술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한병규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학술위원은 '비뇨기과의원에서의 최소침습적 수술'을 주제로 전립선비대증 수술에 대해 설명했다. 하정훈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학술위원은 '어떤 환자를 3차 의료기관으로 의뢰하는가?'를 주제로 갑상선-두경부외과 수술에 있어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이성준 대한안과의사회 보험이사는 '개원가에서 시행한 백내장 수술의 효율성', 이동욱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경기지회장은 '합병증 없는 분만의 종별 이용현황',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비용 효율적인 외과 수술'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각 과를 대표해 나온 발표자들의 의견은 결국 단순수술의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이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었다.

외과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술이 효과적이라는 근거 데이터 제시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맡았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김석영 의정연 연구원은 외과계 수술행위 관련 데이터 분석 결에 대해 발표했다.

데이터 분석은 국제외래수술협회(IAAS)에서 제시한 ICD 9 CM 코드와 국내 수술 행위 코드의 매칭이 가능한 인공수정체 삽입술·편도선 적출술·치핵근치술·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자궁소파술 등 5개 대표 수술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발표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 결과 5개 수술 모두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시행했을 시 1인당 입원 진료비와 1인당 평균 입원일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의원급의 1인당 평균 입원 진료비가 138만 원 이상 차이 났다. 종합병원과의 차이는 177만 원, 병원급 의료기관과는 101만 원의 격차를 보였다.

1인당 평균 입원일도 상급종합병원과 보다는 평균 5.3일이 짧았고 종합병원보다는 8.4일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급 의료기관보다도 7.1일이 짧았다.

김석영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분석 대상 모든 수술행위가 의원에서 실시할 때 더 짧은 입원일수와 더 적은 진료비를 보여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차의료 외과계의 역할 재조명 및 정책적 제안 토론회에서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 과장이 발언하고 있다.ⓒ의협신문
일차의료 외과계의 역할 재조명 및 정책적 제안 토론회에서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 발언하고 있다.ⓒ의협신문

"의원급 외과수술의 범위, 정부 지원 방향, 영역중복 문제 본격 논의해야"

토론에 나선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상급병원은 중증환자가 많아 재원일수에 대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근거 중심으로 일차의료기관에서의 수술의 효율성을 제시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개원가에서 잘 할 수 있는 범위, 정부의 지원 방향, 상급병원과의 영역중복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과계 수가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정부는 기본적으로 외과계열 수가를 조금씩이라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일본과 비교했을 때 주요 행위수가와 입원료는 일본에 비해 낮은 반면 영상·검사 쪽은 높다. 특히 MRI의 경우 세배 수준이다. 수가인상은 이 같은 비정상적 구조를 바로 잡으며 인력의 수가, 즉 노동에 대한 수가를 높게 보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3차 상대가치 개편에서 정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의 권고안에 대해서는 병실을 다 없애자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권고안은 기본적인 방향성에 대한 합의였다. 갑자기 입원실 다 없애자는 것이 아니었다"며 "여유를 가지고 갔으면 합의가 이뤄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의료시스템에서 병상이 과잉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느정도 규모의 경제는 갖고 가는 것이 장기적 관점으로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병상수 축소에 대한 생각을 돌려 말했다.

이건세 건국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시행하는 단순수술이 상급병원 보다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건세 교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실에서 안전 사고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대학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단순수술이 결과는 동일 할 수 있지만 안전도가 같은 지는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은 안전성에 대해 대학병원도 불안해 한다. 더 빨리, 떠 싸게 잘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만 하면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단순수술을 의원급에서 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