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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 의뢰·회송 시범사업 졸속 추진 '우려'

의원급 의뢰·회송 시범사업 졸속 추진 '우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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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확대 계획 밝힌지 한 달 만에 신청 마감
설 연휴 겹쳐 준비 부족...의료기관 신청받기 안간힘

2월 24일 <span class='searchWord'>노원구의사회</span> 정기총회에는 조용균 상계백병원장, 유탁근 을지병원장, 노우철 원자력병원장 등 지역사회 300병상 이상 주요 병원장들이 참석했다. ⓒ의협신문
2월 24일 노원구의사회 정기총회에는 조용균 상계백병원장, 유탁근 을지병원장, 노우철 원자력병원장 등 지역사회 300병상 이상 주요 병원장들이 참석했다.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을 지나치게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나타난 의료 쇼핑과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 비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료기관별 기능정립과 함께 환자가 적정한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진료 받도록 병원간 진료 협력을 개선하겠다며 2016년 5월부터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진료 의뢰-회송을 제도화 해 의학적 판단이 아닌 환자의 선호에 따른 형식적 의뢰를 줄이고, 상급종합병원의 회송을 활성화하며, 의료기관간 정보 교류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 5월 상급종합병원 13곳을 대상으로 첫 시범사업을 실시한 데 이어  2017년 12월부터 전체 43곳 상급종합병원으로 대상을 확대, 2차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차 시범사업에서는 유형별 소요 시간과 노력을 반영해 수가를 재조정했다. 의뢰 수가는 전산처리비용·의뢰서 발급시간 등을 반영, 기존 1만 620원에서 1만 4140원 수준으로 높였다. 회송의 경우에도 입원이 외래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단일 수가(4만 3010원)를 입원(5만 8300원)과 외래(4만 3730원)로 구분했다.

1일 열린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 설명회'에서 조하진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기존사업을 추가 확대해 지역사회 인프라가 구축된 종합병원까지로 확대키로 했다"면서 "현재는 대상기관이 3차 병원에 한정돼 있어 충분한 역량을 갖춘 종합병원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무관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중 진료협력센터 및 전담인력을 갖춘 곳을 대상으로 참여 기관을 접수받아 이르면 4월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지역 내 의료 이용을 활성화해 지역사회 내 자체적 의료해결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지역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경우 반드시 서울·경기·인천 지역 내 협력 의료기관에서 참여 신청서를 받아야 한다. 이 지역 의원급에서 참여 동의 신청서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시범사업 기관으로 낙점을 받더라도 회송 수가를 받을 수 없다.

의원급 의료기관도 환자의 상태를 감안해 지역사회에 있는 300병상 A·B·C·D 종합병원으로 분산해서 의뢰하고 있는 경우 네 곳에 각각 '진료 의뢰-회송 사업 참여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A병원의 진료 의뢰-회송 수가 적용 시범사업 협력기관 참여 동의서. 서울·경기·인천지역 의원급 의료기관은 2월 28일까지 관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 참여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를 제출한 종합병원이 회송 의료기관으로 선정되면 의뢰 수가를 받을 수 있다. 3차 시범사업은 4월 시행 예정이다.
A병원의 진료 의뢰-회송 수가 적용 시범사업 협력기관 참여 동의서. 서울·경기·인천지역 의원급 의료기관은 2월 28일까지 관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 참여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서를 제출한 종합병원이 회송 의료기관으로 선정되면 의뢰 수가를 받을 수 있다. 3차 시범사업은 4월 시행 예정이다.

문제는 신청 기일이 너무나 촉박하다는 것. 보건복지부는 2월 1일 설명회에서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까지 회송 시범사업을 확대, 4월부터 적용하겠다면서 2월 28일까지 공모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연휴와 휴무일·휴일을 제외하면 준비기간은 불과 보름 남짓에 불과하다. 의원급 의료기관으로부터 협력기관 참여 동의서를 받는다 하더라도 정작 시범사업 기관에 선정되지 못하면 모두 헛수고가 된다.

300병상급 종합병원은 시범사업 대상 기관 선정을 위해 협력기관 제공서비스로 어떤 것을 갖추고 있는지, 전자진료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지,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과 협력진료 현황은 어떤지, 회송 현황은 어떤지 등을 담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 종합병원 진료협력센터 관계자는 "진료 의뢰-회송 시범사업 기관 선정 여부는 지역 일차의료기관이 믿고 환자를 의뢰하는 지역사회 거점병원의 역할까지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면서 "하지만 시일이 너무나 촉박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신청서를 확보하는 데 애로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종합병원 관계자는 "진료에 여념이 없는 병원 의료진들이 적지 않은 시간을 내서 회송서를 중계포털에 등록하고, 첨부자료와 진료기록 등을 제공하며 회송 업무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지역의료를 활성화하고, 자체 해결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미는 좋지만 준비할 시간이라도 주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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