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결정법 우려 크지만
연명의료결정법 우려 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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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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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이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3개월의 시범운영까지 거쳤지만 여전히 많은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다. 병원내 윤리위원회 구성이 저조하고, 사전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이 적어 연명의료 신청이나 중단이 힘들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다. 임종 현장에서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의료계의 걱정은 더 크다.

심폐소생술거부(DNR)를 둘러싼 논란에 법정서식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서부터 의료진이 연명의료 중단과 관련한 규정을 위반한 경우 처벌규정을 둔 것에 대한 불만이 높다. 

곳곳에서 문제점이 노출되다 보니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방어진료의 빌미가 돼 연명의료를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까지 의료현장이 몹시 혼란스럽다. 이같은 지적이 쏟아지자 개정안을 발의돼 벌칙규정 시행을 1년 유예하는등 제도상의 허점은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안으로 그동안의 우려점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법의 역사성과 취지를 고려한다면 이 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09년 이전까지 우리 사회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나 기계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가치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2009년 김할머니 사건으로 비로소 사회적 논의의 첫 발을 뗐다. 당시 대법원은 식물인간 상태인 고령의 환자를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는 것에 대해 질병의 호전을 포기한 상태에서 현 상태만을 유지하려 이뤄지는 연명치료는 무의미한 신체침해 행위로서 오히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하는 것이라고 봤다.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른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할 수 있다고 판결하면서 비로소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한 사회적 담론에 불씨를 붙였다.

이후 20년 가까운 사회적 논의와 합의의 결과로 탄생한 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자기결정권 등 당시 대법원의 판례 취지를 담고 있다. 물론 앞서 지적한 대로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최소한 합법적으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점은 진일보한 것이다. 

이제 걸음마를 뗀 만큼 현장에서 임종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의료계나 시민사회계는 합리적 목소리를 내고, 정부와 입법기관은 현실과 법취지의 괴리를 좁혀 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품위있는 죽음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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