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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예방 목적 치료제 처방...역사상 첫 허가
질병예방 목적 치료제 처방...역사상 첫 허가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2.0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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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감염자·동성애 성관계자 고위험군 대상
당뇨치료제 제치고 HIV 감염 치료제 첫 허가
뉴욕시 HIV 감염 예방포스터
뉴욕시 HIV 감염 예방포스터

HIV 감염 치료제 '트루바다'가  HIV 감염 예방에도 투여가 허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의약품 허가시스템 역사상 치료제를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투여하도록 허가사항에 반영하기는 처음이다.

제약계 관계자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음주 초 HIV 감염 치료제 트루바다의 예방적 복용인 이른바 'PrEP(Pre-exposure prophylaxis)'를 허가한다. 투여 대상자는 미국과 유럽의 허가사항을 준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관계 파트너가 HIV 감염자거나 파트너 숫자가 많은 고위험군이 복용 대상이다. 동성간 성관계자 역시 대상이 될 전망이다.

고위험군은 식약처 허가 이후 트루바다를 비급여로 처방받아 복용하면 된다. 비급여 가격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경우 한달 투여가격이 1200달러(약 136만원)이다.

한국은 미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 가격의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는 감염자보다 적지않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감염위험이 높은 성관계 전후 즉, 필요에 따라 복용하도록 하는 방식이 아닌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허가될 것으로 보인다. 학계는 예방적 투여의 경우 필요시 투여하는 방식과 지속적인 투여 방식을 두고 열띤 논의를 했었다. 

2010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 'iPrEx' 연구에 따르면 HIV 혈청반응 음성(seronegative)으로 확인된 남성 또는 트렌스젠더 여성이 HIV 감염 고위험군과 성관계를 한 뒤 최대 2.8년간(중앙값 1.2년) 추적했을 때 트루바다 복용군의 HIV 감염률이 44% 줄었다. 또다른 Partners PrEP 연구(NEJM)에서는 HIV 양성인 남성과 여성의 이성파트너에게 트루바다를 복용하도록 했을 때 감염 위험이 75% 감소됐다.

미국 FDA는 2012년 7월 트루바다를 HIV 감염 예방치료제로 전 세계에서 최초로 승인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16년 고위험 성인 환자의 HIV 감염 예방을 위해 PrEP 처방을 허가했다.

HIV 관련 의료진은 "감염인 수가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은 매년 감염인이 10% 이상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예방적 처방이 허가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HIV 감염 치료 분야 뿐 아니라 한국 의약품 허가시스템 역사상 처음으로 질병 예방을 위한 치료제 투여를 허가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당뇨치료제 메트포르민 등 몇몇 만성질환 치료제의 예방적 투여를 허가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예방적 투여의 첫 치료제로 트루바다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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