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사태,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이대목동 사태,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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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교수, 국회 토론회서 전체 아우르는 해결책 제시 강조
유가족 "마녀사냥식 의료진 처벌 원치 않지만 책임소재 따져야"
이상일 교수가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통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의협신문
이상일 교수가 이대목동병원 사건을 통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는 제도의 잘못이라 하고 있고 경찰은 개인의 잘못을 찾고 있다. 또 누군가는 병원 경영의 문제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무엇 하나를 해결된다 해서 이번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기 때문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주최한 국회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 사망 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연자로 나선 이상일 울산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현재의 대응방식만으로는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자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환자특성, 업무, 개인, 팀, 작업 환경, 조직 및 경영, 제도적 요인 등 다양한데 정부나 의료계가 주장하고 있는 해결책만으로는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일 교수는 "이번 사건 이후 보건복지부는 곧바로 병원 내 의료감염사고 대응 강화, 국가 환자안전관리 강화 등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매우 불합리하다"며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눈에 보이는 몇몇을 가지고 대책이라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깔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발을 막기 위한 시작으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을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경찰 발표, 질본 역학조사 결과, 언론 보도뿐으로 극히 일부다. 사건의 실체를 명확하게 분석하는 일이 최우선"이라며 "현장 의료진과 필요하다면 유가족까지 포함된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철저한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석한 결과 보고서를 공개해 모든 병원에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원인분석을 비공개로 진행해서는 재발을 방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이상일 교수는 ▲적신호 사건에 대한 보고 의무화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의료진-환자 측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사과법(Apology law)' 도입 ▲의료기관 인증제 재고 등을 주장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의협신문
7일 국회에서 열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의협신문

보건복지부 "적신호 사건 의무보고·의료기관 인증제 재고 공감"

이날 정부 측 토론 패널로 나온 정은영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장도 이상일 교수의 적신호 사건에 대한 보고 의무화와 의료기관 인증제 재고에 공감했다.

정은영 과장은 "적신호 사건 관리는 환자안전종합계획을 1년간 논의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이다. 안타까운 죽음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중심"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보고하는 것인데 현재 자율보고가 점점 늘고 있기는 하다. 인센티브를 통한 자율보고 활성화 의무보고에 대한 의견이 대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무보고도 중요하지만 그 정의를 명확하게 하고 보고가 들어왔을 때 정확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검토해야 한다"며 "의무화라는 말 자체가 페널티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할 것이냐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 인증제 재고에 대해서는 "현 인증제의 반짝 효과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거버넌스 체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증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논의 후 다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환자단체 측 토론 패널들도 사례검토위원회에 환자나 시민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보탰다.

이에 대해 정은영 과장은 "사례검토위원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감염TF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 환자·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것은 옳다고 본다"며 "의료감염TF에 참여하게 할지 사례검토위원회를 새로 구성할지는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주관도 보건복지부가 할지 국회에서 할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유가족 "마녀사냥식 의료진 처벌 원치 않지만..."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대목동병원에서 희생된 신생아 유가족들이 참석해 입장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이번 사건이 예방할 수 없었던 불가항력적 사건이 아니라며 병원과 의료진의 책임을 주장했다.

유가족 대표는 "스모프리피드를 아이들에게 나눠 투약하기 위해 최장 8시간이 지나 투여했고 20도가 넘는 상온에 보관했다. 균이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분유를 만들 때도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대목동병원의 감염관리 실패다. 어른들의 돈 욕심에 아이들이 희생된 인재"로 규정했다.

이어 "아기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사망의 책임이 병원 측에 있음을 명백히 밝히고 희생당한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법률·제도·정책의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료진 처벌에 대해 "병원이나 의료진에 대한 마녀사냥식 처벌은 유가족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의 책임인지는 따져봐야겠다"며 "그래야 죽어서라도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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