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0:33 (금)
중고등학교 학생들, 학교서 건강관리 '빨간불'
중고등학교 학생들, 학교서 건강관리 '빨간불'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02 17:5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 체육수업 줄고 건강관리위원회 구성 16.1%… 학생 건강에 '뒷짐'%
윤영호 교수, "학교의 학생 건강관리체계 점검과 제도 정책화 필요해"
윤영호 교수(서울의대 건강사회정책연구실)가 학교의 학생 건강관리체계 점검과 제도의 정책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영호 교수(서울의대 건강사회정책연구실)가 학교의 학생 건강관리체계 점검과 제도의 정책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등학교 체육수업이 주당 3시간 권장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학교는 2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가면 건강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학교의 건강관리 체계가 제도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학교 담당자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 나아가 정부가 제대로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의대 건강사회정책연구실은 학교의 학생 건강 관리 활동과 학생 개인의 건강상태를 함께 측정하는 '학교건강지수' 개발을 위해 전국 10개 시군구 소재의 총 30개 중·고등학교의 보건 담당자 및 재학 중인 2569명의 학생(면접조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일 서울의대 교육관에서 열린 '학교 건강 지수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고등학교의 체육수업 시수는 권장 시간(주당 3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학교가 25.8%로 매누 낮게 나타났다.

또 구체적으로 학생 대상의 건강 계획을 마련해 놓더라도 실제 세부적인 영역을 들여다보면 시행이 미흡한 부분이 상당했다.

특히 학부모나 학생의 수요를 반영하는 학교는 겨우 절반을 넘는 51.6%에 머물렀다. 나아가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율 및 인지율은 다수 항목에서 학교 보건 담당자의 자가 평가 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윤영호 교수는 "이번 조사는 학교가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 습관 및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하에 학생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 등 4개 영역에 걸친 건강상태와 함께 각 학교의 보건 담당자가 학생의 건강관리 계획과 실행을 자가 평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의 건강관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에 초점을 두고 학교의 보건·체육·상담 담당자가 직접 이를 평가했으며, 학생들의 건강상태와 학교의 건강관리 현황에 대한 인식 및 참여 등을 동시에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조사는 학교건강지수의 영역별 질문 구성 결과 총 5개의 영역(구조조직, 수요현황조사 및 계획수립, 건강예방과 증진프로그램, 학교안전보건, 평가 및 피드백)으로 구분했다.

주요 조사 결과, 다양한 영역에서 학생의 건강관리 계획과 시행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건강관리위원회의 구성 및 활발한 논의가 요구되지만, 이를 시행하는 학교는 16.1%에 불과했다. 또 건강증진활동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학교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학교 역시 32.3%에 머물렀다.

체육수업을 다른 수업(타교과 및 자습)으로 대체하는 것을 규제하는 규정이 없는 학교가 58.1% 였으며, 신체활동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도 45.2%밖에 되지 않았다.

학교 차원의 보건교육 실시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학교의 모든 교사들이 전문적인 보건교육에 최소 1년에 한번 이상 참여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행하는 학교는 54.8%에 머물렀다. 더욱이 학생 대상의 보건교육은 연간 17시간 이상을 기준으로 하지만, 단 25%의 학교만 이를 실천했다.

학생 건강증진활동에 대한 학교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전교생에게 알리는 학교는 48.4% 였고,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더라도 학생들의 실제 참여도를 평가하는 학교 역시 54.8% 였다.

이밖에 급식 메뉴 선정에 학생을 참여시키는 학교(48.4%) 및 불량식품 소비를 줄이기 위해 불량식품 금지 포스터를 게재하는 학교(41.9%)의 비율은 모두 절반 이하였다.

시설 관리의 측면에서 자동제세동기(AED)가 구비되지 않은 학교가 무려 63.3%에 달해 안전의식을 고취시킬 필요성을 보였다.

윤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학교건강지수를 개발하고, 조사를 시행함으로써 학생 및 학교, 그리고 교육청 중심의 상시적 학생건강관리체계를 갖춰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다 효과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계획 및 실천을 위해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학교 내부의 활발한 논의에 덧붙여 우수 사례를 적극 활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실제 참여율 및 인지율을 측정해 개선할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학교건강지수를 활용해 전국 중·고등학교 및 학생 건강관리 현황을 조사하고, 일정규모의 중·고등학교 학생 대상의 코호트 연구를 시행해 청소년 건강의 중요성을 규명하고 효과적인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과학적 검증바탕으로 학교 건강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입법 지원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 학교건강지수 메뉴얼과 가이드라인의 개발해 학교별 맞춤형 학교건강관리프로그램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