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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병원 참사로 의사 사망...의료계 '침통'

세종병원 참사로 의사 사망...의료계 '침통'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8.01.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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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민현식 과장, 마지막까지 환자 구하려다 참변
추무진 의협 회장 조문....청와대 '의사자' 청원 시작

ⓒ의협신문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은 27일 밀양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의협신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의사에 대한 의료계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망한 고 민현식 씨는 1959년생으로 중앙의대를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다. 고인은 밀양 행복한 병원 정형외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으나 틈틈이 세종병원에서 응급실 당직의도 맡아 왔다.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동료 의사들은 비통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화재 당시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의사 전용 포털사이트에는 연일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의사는 "끝까지 환자와 함께한 숭고한 정신에 고개가 숙어진다"고 애도했다.

또 다른 의사 회원은 "나도 응급실을 전전하지만, 지방병원 응급실에서 당직 서는 의사는 다들 사연이 있다. 신용불량자, 의대 늦게 나와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직의 인권 문제가 재조명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의사는 "작년 4~5월경 세 번 정도 응급실 대진을 간 적 있었는데 환경이 정말 열악하더라. 응급실은 인튜베이션 세트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라며 "당직의사 인권과 근로 환경은 수 십 년 된 문제인데 실태조사 한 번 이뤄진 적 없다"고 지적했다.

밀양 화재 사건 당시 마지막까지 환자를 돌보다 숨져 의사자로 선정된 당직의사 고 민현식, 책임간호사 김점자, 간호조무사 김라희씨.
밀양 화재 사건 당시 마지막까지 환자를 돌보다 숨져 의사자로 선정된 당직의사 고 민현식, 책임간호사 김점자, 간호조무사 김라희씨.

고 민현식 의사를 의사자로 추대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진행 중이다.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18848#_=_)에는 28일부터 '밀양 세종병원의 화재현장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 대피를 돕다가 사망하신 정형외과의사 민현식 씨를 의사자로 추대해달라'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하루만인 29일 오전 현재 약 2000명이 서명했다.

청원인은 "정형외과 의사 민현식 씨는 화재가 발생하자 자신의 생명을 뒤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가 화재현장에서 사망했다"며 "의사자란 직무외의 행위로서 타인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사망한 사람을 말하며 재난 현장에서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호하다가 사망한 상황에 해당할 수 있으니 고인은 당연히 의사자로 선정되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인은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실천한 진정한 의사자이며 이기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그와 함께 환자의 대피를 돕다가 사망한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의료진들과 함께 반드시 의사자로 지정되어 대한민국 사회가 이 영웅들을 기리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27일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 민현식 회원의 영정에 헌화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후 면담을 통해 장례절차 등 의협 차원에서 지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빈소가 차려지는 즉시 협회장 차원으로 직접 조문단을 꾸려 내려갈 예정이다.

이날 추 회장은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윤병원을 찾아 윤영권 병원장에게 "환자 진료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고 있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고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과 함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둘러보고 "치료 받는 모든 환자가 조속히 쾌유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또 윤병원에 심리지원팀으로 파견 나와 있는 이영렬 국립부곡병원장에게 "환자 및 보호자, 유족 등 모두 큰 충격을 받았을 텐데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며"의협 차원에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 현장을 둘러본 후 병원 인근에서 석경식 세종병원장을 비롯한 관계자와 면담하고 법률문제를 비롯하여 의협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세종병원 화재 사건 사상자는 29일 오전 현재 사망 총 39명, 부상자 총 15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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