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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앞서 급여부터 하자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아
평가 앞서 급여부터 하자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아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8.01.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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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신약 위험분담제 개선 토론회 개최
복지부 '등재된 약 퇴출할 수 있을까' 의문
16일 열린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주최 '고가 신약 위험분담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
16일 열린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주최 '고가 신약 위험분담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

급여등재 기간을 줄이기 위해 의약품의 '선등재 후평가'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제약계와 학계, 환자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미 투여된 항암제를 '퇴출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었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16일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주최 '고가 신약 위험분담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선등재 후평가'가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학계와 제약계 등은 항암제나 희소질환 치료제 등의 급여등재 기간을 줄이기 위해 먼저 급여등재한 후 환자 치료결과를 평가해 급여 유지여부를 결정하자는 '선등재 후평가'를 제안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급여등재 시스템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약효와 부작용, 비용효과성 등을 평가한 후 비용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리면 제약사는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통해 급여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보다 높은 약값을 받으려는 제약사와 덜 주려는 정부가 줄다리기 협상을 해야 해 협상기간에 따라 등재기간이 늘어나거나 아예 협상이 부결되기도 한다. 학계와 제약계 등은 먼저 약을 급여한 후 환자치료 결과를 평가해 약효를 입증하지 못하면 약을 퇴출하자는 '선등재 후평가'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이날 김봉석 중앙보훈병원 교수(혈액종양내과·대한종양내과학회)는 "제약사와 정부 뿐 아니라 학계와 환자 등이 참여하는 공정한 위원회를 만들고 등재 전 실제 치료결과에 따른 기준을 잡아 사후 치료결과를 평가하면 된다"고 도입 찬성입장을 밝혔다.

"실제 대양종양내과학회가 신장암 2차 치료제와 담도암 치료제의 치료결과를 심평원 데이터를 통해 수집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면 약의 퇴출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진형 가톨릭의대 교수(종양내과) 역시 "제약사가 발표한 임상시험은 해당 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느정도 환자를 선택한 데이터라는 한계가 있다"며 "실제 치료결과를 수집해 데이터화하면 퇴출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곽명섭 과장은 "투여 중인 약을 약효과 없다며 투여금지할 경우 약을 투여 중인 환자나 혹은 약을 출시한 제약사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을 제외한 적지않은 나라에서 퇴출제도를 원활하게 운영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영국 역시 퇴출 금지보다는 '투여 제한' 권고를 내리고 이를 의사가 수용하는 방식으로 모든 의사가 공무원인 영국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선평가 후등재 방식에 힘을 실었다.

도입 4년차를 맞은 '위험분담제'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정부는 2013년 실제 약값과 표시가격을 이중으로 책정해 제약사와 약가협상을 하는 '위험분담제'를 대체약제가 없는 비싼 항암제와 희소질환 치료제로 한정해 적용했다. 위험분담제는 제약사는 다른 나라 협상에 참조될 수 있는 표시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고 정부는 표시가격을 인정하는 대신 실제 비용은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봉석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2007∼2017년 등재 약제의 61%가 급여돼 OECD 평균 62%와 차이가 없고 32개 약이 위험분담제로 급여도전해 50%인 16개 약이 급여됐다. OECD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는 말이다. 다만 2007∼2017년 급여까지 평균 788일이 걸렸다며 긴 급여협상 기간을 문제삼았다.

평균 788일이나 걸리는 급여등재 기간을 줄일 방안으로 '신속등재안' 등이 제안됐다. 이은영 환자단체연합연합회 이사 역시 "등재기간을 줄이는 것도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신속등재안 도입을 요청했다. 곽명섭 과장은 "급여등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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