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 박사님께 진 빚 갚습니다"
"장기려 박사님께 진 빚 갚습니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1.05 17: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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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형 ㈜ 무한 대표이사, 고신대복음병원에 1800만 원 기부
48년 전 장기려 박사 치료비 대납..."그때 태어난 아기가 저"
장기려 복음병원장이 입원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고신대복음병원]
장기려 복음병원장이 입원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고신대복음병원]

"고 장기려 박사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저는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겁니다."

무신년 새해 초,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을 찾은 박종형 ㈜무한 대표이사는 "모친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면서 1800만 원의 거금을 선뜻 내놨다.

49세 기업가라고 밝힌 박종형 대표이사는 48년 전 자신의 가족이 고 성산 장기려 박사에게 도움을 받은 사연을 털어놨다.

때는 1970년, 경남 진주에서도 외곽의 시골마을에서 살던 박 대표의 부친 박우용 씨는 심한 복통으로 복음병원을 찾았다. 당시 의료 수준에서 손을 쓸 수 없는 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주치의인 장 박사는 한 달 동안 성심을 다해 박우용 씨를 치료했다. 

가난 때문에 병원비를 낼 수 없는 형편임을 안 장 박사는 자신의 월급으로 박 씨의 병원비를 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만삭의 몸으로 간병에 지쳐 임신중독 증상까지 보인 박  대표의 모친까지 무료로 치료했다.

장 박사의 도움으로 박 대표의 부친은 집에서 임종을 맞게 됐고, 모친도 임신중독에서 회복해 순산했다. 

"그때 태어난 아기가 바로 저"라고 밝힌 박 대표는 "장기려 박사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저는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께서 항상 입버릇처럼 '우리가족은 장기려 박사님께 큰 빚이 있다. 언젠가는 꼭 갚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힌 박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의료봉사에 써 달라"면서 매년 후원을 하겠다는 약정도 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 그리고 이웃에 대한 나눔이야말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신대복음병원 관계자는 "장기려 박사님은 돈이 없어 병원비를 낼 수 없는 가난한 환자들에게 '내가 뒷문을 열어줄테니 나가시오'라고 했다"면서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장기려 박사님의 나눔정신의 열매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맺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뒷문을 열어줄테니 나가시오

고 장기려 박사는 191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출생, 1932년 경성의학 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경성의학전문학교 외과학교실에 입국, 백인제 교수의 제자가 됐다. 

평양의대 외과학 교수 겸 부속병원 외과장·서울의대 외과학 교수·부산의대 외과학 교수 겸 학장·가톨릭의대 외과학 교수 등을 역임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1951년 6·25전쟁 당시 부산에 복음병원을 세웠으며, 1968년 가난한 사람이 소액의 보험료를 내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결성했다. 

1968년 부산복음간호전문대학을 설립하고, 1981년 부산 생명의 전화를 개설했으며, 1985년 한국장애자 재활협회 부산지부장을 맡아 활동했다. 

돈이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삶을 살다 1995년 12월 25일 성탄절에 84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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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연 2018-01-06 12:29:42
마음으로 잊지 않고 약속을 지키신 박대표님 존경받는 사람이 되실 겁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