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병원 영양사 주 2~3일 탄력 근무 인정해야"
법원 "병원 영양사 주 2~3일 탄력 근무 인정해야"
  • 송성철 기자
  • 승인 2018.01.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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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 식사하는 병원 특수성 감안, '상근' 개념 바꿔야
서울고법 "상근성 유연하게 해석...요양급여비 삭감 취소"
서울고등법원은 삼시 세끼 입원환자 식사를 관리해야 하는 병원 영양사의 경우 '상근(주 5일, 40시간) 근무'에 대한 개념을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사진=김선경 기자 photo@kma.org]
서울고등법원은 삼시 세끼 입원환자 식사를 관리해야 하는 병원 영양사의 경우 '상근(주 5일, 40시간) 근무'에 대한 개념을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사진=김선경 기자 photo@kma.org]

삼시 세끼 입원환자 식사를 관리해야 하는 병원 영양사의 경우 '상근(주 5일, 40시간) 근무'에 대한 개념을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평일은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환자 식사를 관리해야 하는 병원의 특수성을 감안, 영양사의 탄력적인 근무형태를 상근 근무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고등법원은 A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비 삭감처분 등 취소 항소심(2017누59347)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 1심 판결에 무게를 실었다. 1심(2016구합86074)에서는 1885만 원 요양급여비 삭감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규정해 변형된 근로시간제도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병원과 같이 입원환자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삼시 세끼를 영양사의 관리 하에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영양사에게 탄력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병원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상근성을 다소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성도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심평원이 A병원에 대한 현지조사 결과, 2010년 9월∼2012년 10월까지 식대 위탁기관 소속 영양사 및 조리사를 요양기관 소속으로 신고하고, 2012년 11월∼2014년 5월까지 요양기관 소속 영양사가 주 5일 미만(주 40시간 미만) 근무한 것을 확인했다며 영양사 가산금 및 선택식단 가산금 총 1885만 원을 감액조정한다고  통보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심평원은 B영양사는 평균 4일(37.5시간, 화·목 미근무)을, C영양사는 평균 3.96일(평균 37.2시간, 월·수·토·일 미근무)을 근무한 만큼 상근 근무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의 입원환자 식대 관련 고시는  병원급 이상의 경우 일반식에 대한 영양사 가산은 요양기관에 소속된 상근영양사가 2명 이상이, 선택식단 가산은 소속기관 영양사 1명 이상 상근하는 경우에 인정하고 있다. 
 
인력 산정 기준은 환자식 제공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인력이어야 하며, 계약직의 경우 근무시간 등 근무조건이 상근자와 동일하면서 3개월 이상 고용 계약을 체결한 경우 1인으로 산정토록 하고 있다.

또 시간제·격일제 근무자 등은 제외하며, 영양사 및 조리사가 16일 이상 장기휴가시 이 기간 동안은 인력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되 대체인력이 있는 경우는 산정 가능하다.
 
A병원은 "2014년 4∼9월까지 병원에 근무한 B·C 영양사는 시간제·격일제 근무자가 아니라 탄력적 근무를 한 것"이라며 "탄력적 근무를 상근에서 배재할 근거가 없고, 근무조건·근로형태·요양기관의 특수성·다른 근로자의 근무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근영양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심평원의 감액조정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반박한 A병원은 "심평원은 그동안 상근성 여부를 근무시간이 아닌 고용형태 또는 지위에 따라 구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면서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병원의 경우 영양사가 심시 세끼를 모두 관리하기 위해서는 아침 식사 준비를 시작하는 06시 30분부터 저녁 식사를 마치는 18시까지 10시간 30분을 근무해야 하는 데 영양사가 주 5일 40시간 근로를 제공해야만 상근에 해당한다면 토요일 및 공휴일이나 세끼의 식사 중 일부는 영양사 없이 제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병원과 같이 입원환자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삼시 세끼를 영양사의 관리하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영양사에게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경우 병원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상근성을 다소 유연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상근 영양사라 함은 사회통념상 시간제 또는 격일제 근무 영양사와 구별될 정도의 근무를 수행하는 영양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상근영양사인지 또는 시간제·격일제 영양사인지는 근무조건·근무형태·당해 병원의 특수성·담당업무의 내용 및 강도·당해 의료기관 소속 근로자의 근무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이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규정하면서 변형된 근로시간제도를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보건복지부 고시 세부사항에서 말하는 '상근'이라는 용어를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해 정해진 시간 동안 근무'라는 사전적 의미로 한정해 볼 수는 없다"면서 "만일 그와 같이 본다면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따라 근무하는 근로자를 상근자로 볼 수 없게 돼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에서 정한 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에 관해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지 고시 세부사항에서 정한 근로시간(주 40시간)을 충족해야만 상근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보건복지부 고시 세부사항에 규정된 상근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음으로 인한 불이익을 원고에게만 귀속시키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고법 재판부는 "영양사의 업무와 조리사의 업무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영양사는 식단 작성·검식 및 배식 관리·구매식품의 검수 및 관리 등 조리장의 전반적인 관리를 하는 반면에 조리사는 식재료의 전 처리부터 조리·배식 등 전과정에 소요되는 강도 높은 육체 노동을 직접 수행한다"면서 "조리사의 근무형태와 비교해 영양사의 상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한 심평원은 대법원 상소를 포기, 삭감 처분 취소와 함께 소송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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