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실장급 인사 퇴직에 보건복지부까지 '발칵' 왜?
심평원 실장급 인사 퇴직에 보건복지부까지 '발칵' 왜?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1.04 08:1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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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퇴직 L 실장, 제약사측 대형 로펌 이직설
정부 약가협상 주도한 인물...고급 정보 유출 우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위 임원의 사퇴를 놓고 심평원과 보건복지부가 긴장하고 있다. 

약제관리실장으로 근무하던 L씨는 작년 12월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31일까지 근무하고 현재 심평원을 떠난 상태다.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 직원이 명예퇴직 대신 사직을 선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심평원은 발칵 뒤집혔다. 고위 임원의 갑작스런 사퇴 때문이 아니다. 퇴직 후 곧바로 대형 법무법인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안팎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L실장의 대형 로펌 이직설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해당 법무법인에 확인해보니 L실장 영입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심평원 직원들 사이에서 이 실장의 이직이 기정사실인 분위기라고 귀뜸했다. 

심평원은 현재까지 수 차례 회의를 갖고 L실장 이직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도 심평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심평원과 복지부가 우려하는 것은 L씨가 갖고 있는 정보력 때문이다. 그가 맡았던 약제관리실장이란 직책은 정부와 제약회사가 벌이는 약가 협상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자리. 약가 마지노선 등 정부 전략이 제약사 쪽으로 흘러들어가면 협상에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L씨의 이직설이 나도는 법무법인은 다국적제약 M사의 항암제, 국내 D사의 항암제 등 굵직한 약가 협상에 다수 관여하고 있는 초대형 로펌이다. L씨는 심평원 재직 당시인 최근까지 정부측에서 이들 약가 협상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L씨의 이직은 전쟁이 한창 중에 아군 작전참모가 적군 진영으로 넘어간 셈인 것이다. 

심평원 실장급 인사가 퇴직 후 곧바로 제약사나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전례는 없다. 그렇게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부 규정도 없다. 다만 이사급 이상은 퇴직후 3년간 관련 업계 취직 불가 조항이 적용된다. L 실장은 올해 정년이 만료돼 이사 승진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그의 능력과 자질을 고려하면 이사 승진은 무난했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따라서 이사 승진을 눈 앞에 두고 사직한 것은 '이사급 퇴직후 3년간 관련 업계 취업 불가' 제한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르고 있다. 

심평원은 L실장 '사태'를 계기로 3년간 취업 금지 대상을 실장까지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영향력이 크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L 실장 같은 브레인이 심평원을 떠난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당사자인 L씨는 말을 아꼈다. 그는 기자와 통화에서 "해당 법무법인으로 갈지 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 당분간은 쉬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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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 2018-01-12 12:03:46
의협도 저런 직원 한명 빼오면 안되나? 평생연금 아니면 인센티브 걸고?

그만 2018-01-07 09:26:32
그만 좀 후려쳐라. 언제까지 강압적으로 의사 , 제약사 후려칠거냐??? 심평원 폐지만 해도 후려칠 필요는 없다. 심평원 폐지하고 국민이 직접 청구하도록 시스템 바꾸면 된다.

pseudo 2018-01-05 09:18:52
부패 본류에서 한명이 탈출하니, 근심이 크겠다. 부패에는 반드시 약점이 있고, 그는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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