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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길래...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안) 전문 공개
어떤 내용이길래...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안) 전문 공개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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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보 공개 방침...권고문(안) 원본 배포
의료기관 종별 기능 따른 수가체계 마련 핵심

정부와 의료계, 환자·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의 제도 개선 권고문(안) 전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기사 하단 파일 첨부). 지금까지 협의체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권고문(안)을 비롯한 관련 문서 또한 일체 보안이 유지돼왔다.

대한의사협회는 2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재 논의 중인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의 권고문(안) 원문을 배포했다.

권고문의 핵심은 의료기관을 기능에 따라 역할 정립하고, 각각 기능 수행이 가능하도록 수가체계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일차 의료기관은 간단하고 흔한 질병에 대한 외래진료, 만성질환 등 포괄적 건강관리, 간단한 외과적 수술이나 처치 등을 담당한다.

또 이차 의료기관은 일반적 입원, 수술진료, 분야별 전문진료, 취약지역 필수의료 등 지역사회 의료의 중심역할을 수행한다. 3차 의료 기관은 희귀난치질환 및 고도 중증질환, 특수 시설·장비 필요 질환, 의료인 교육, 연구·개발 등을 맡는다.

이 같은 기능 수행이 가능하도록 수가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이 권고문(안)에 포함됐다. 내과계·외과계 의원,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등 특성을 고려한 적정 수가체계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세부 방안으로 내과계 의원의 경우 외래 진찰료,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에 대한 교육상담료 등을, 외과계 의원은 간단한 수술·처치 보상을, 중소병원은 신포괄수가제 확대, 간호등급제 개선, 경증입원환자 수가 마련 등을 예시로 들었다. 또 종합병원은 심층진찰 보상, 의료질평가지원금 개선, 지역거점병원 역할 보상을, 상급종합병원은 고난도 수술·처치 보상, 심층진찰 확대, 입원료 보상 등을 예로 들었다.

의원급 병상의 축소 방안도 담겨 있다. 의원급 수술·입원 기능 축소와 연계해 의원급 병상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의원급 입원실의 시설·인력·장비 등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본인부담 차등을 통해 환자의 합리적인 의료기관 이용을 유도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이를 위해 현행 52개 경증질환 본인부담 차등제 대상질환 및 적용범위(약제비→전체 진료비)를 확대하고, 실손보험 등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이밖에 △대형병원 경증 외래환자의 본인부담 인상 △의료기관의 합병 등 퇴출구조 마련 △상급종병 지원 방안의 하나로 입원전담전문의 건보수가 지원 △입원·외래 환자 회송수가 차등, 의뢰수가 인상 △지역 협진 네트워크 확산을 위한 지원 강화 △중앙 정부의 병상 조정 권한 강화 △현행 CT·MRI·유방촬영용장치 외에 특수의료장비 품질 관리 강화 등 방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기능 중심의 적정수가 보상방안 (자료=김윤 서울의대 교수)

의협은 김윤 서울의대 교수(의료관리학교실)가 제안한 '기능에 따른 진료비 차등제' 실행 방안 전문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차진료의원은 만성질환관리 수가를 신설하고, (외래)전문의원은 심층진찰료를 도입한다. 2차 급성기 종합병원은 수술·처치료와 입원료를 인상하고 3차 급성기 종합병원은 중증환자 입원료 및 수술·처치료를 인상하되 경증환자 본인부담률도 함께 올린다.

이날 의협이 공개한 권고문(안)은 협의체의 최종안이 아니다. 의협이 시도의사회 등 산하단체 의견 조회, 21·22일 각각 간담회를 열어 취합한 외과계·내과계 의견을 협의체에 전달한 뒤 27일 회신 받은 수정안이다. 협의체는 애초 12월 15일 최종 권고문을 확정·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의료계 내부 의견 수렴 필요성을 고려해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의료계의 숙원이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 도출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경증-중증질환 분류를 둘러싼 개원가와 병원계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협의체는 경증·중증 분류는 의료계 내부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전공의 수련기관인 3차의료기관이 경증질환 진료를 못 보게 할 경우 일차의료 교육이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의료기관 종별 진료비 총액 유지 원칙에 대한 거부감, 전달체계 개편을 위한 재정 조달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의협은 권고문(안)에 대한 내부 의견 수렴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29일 산하단체 간담회를 열고, 대회원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견 수렴 과정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성명을 내어 의협 집행부의 간담회 개최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의료전달체계는 문재인케어 보장성강화정책의 핵심 내용이며, 비대위는 임총을 통해 문재인케어 대응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으므로 비대위와 상의 없이 간담회, 설명회 등을 추진하는 것은 임총 결의에 반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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