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진경의 두 거장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정선'전
조선 진경의 두 거장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정선'전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7.12.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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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전신첩'·'해악전신첩' 등 원작 56점과 미디어아트 작품 선보여
2018년 5월 2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박물관에서
한양 멋으로 즐기고 사랑으로 풍요로워지다, 미디어아트.
한양 멋으로 즐기고 사랑으로 풍요로워지다, 미디어아트.

 

조선의 풍경과 풍속을 담은 작품들과 이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정선'전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박물관에서 2018년 5월 24일까지 선보인다.

신윤복과 정선은 각각 한양과 금강산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즐겨 그렸다. 그래서 한양의 내밀한 속내를 담아낸 화가는 신윤복을 뛰어넘는 사람이 없고, 금강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화폭에 구현한 화가는 정선이 독보적이다.

한양과 금강산은 조선을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한양 사람들의 가슴속에 부는 바람을 그린 신윤복과 우리 강산에 부는 바람을 그린 정선은 그 대상은 달랐지만 그들이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했던 것은 바로 '조선의 바람'이 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제135호)' 원작 전체를 공개해 '단오풍정'·'월하정인'·'쌍검대무' 등 신윤복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두 만날 볼 수 있다. 

또 금강산의 명승지들을 원숙한 솜씨로 사생한 최절정기의 작품으로 학술·예술적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지정이 예고돼 있는 정선의 '해악전신첩' 등 원작 56점과 함께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신윤복 작, '혜원전신첩' 가운데 '월하정인'.
신윤복 작, '혜원전신첩' 가운데 '월하정인'.
이영희 작, '혜원전신첩' 작품속 한복을 재현한 작품.
이영희 작, '혜원전신첩' 작품속 한복을 재현한 작품.

 

초대형 프로젝션 맵핑 영상도 눈길을 끈다.

맵핑 영상은 신윤복과 정선의 주요 작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신윤복의 경우, '혜원전신첩'의 원작들 속에 화려한 색채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숨겨진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드라마적 상상력과 각색을 더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인다.

특히 선비와 기생의 사랑을 주제로 한 로맨틱 스토리는 오늘날 커플들의 데이트와 다를 바 없이 멋과 낭만, 그리고 감성이 녹아있는 장면들로 연출했다.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으로 신윤복의 풍속화를 한층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 

한편 진경산수화의 대가였던 정선의 발자취를 따라 내금강·외금강·해금강의 명승지를 소재로 그린 대표작 3점을 선정해 표현 기법은 물론, 그 안에 담긴 화가의 관점과 창작 원리까지 보여주고있다.

장대한 금강산의 스케일을 기하학적으로 묘사해낸 3D 모션그래픽에서부터 불정대의 까마득한 폭포수를 아름답게 승화시킨 프로젝션 맵핑까지, 압도적인 스케일(21m×5m)의 디지털 콘텐츠에 실감나는 사운드 효과를 더해 금강산의 장엄한 풍광을 입체적으로 체험하는 흥미로운 경험도 할 수 있다. 

또 신윤복과 정선이 그려낸 한양과 금강산을 하나의 여정으로 묶어 마치 원테이크 뮤직비디오를 찍듯 그림 사이를 넘나드는 디지털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등, 다양한 미디어와 설치 작품들이 원작과 어우러져 흥미를 배가시켰다.

 

이이남 작, '단발령망금강'.
이이남 작, '단발령망금강'.

 

미디어아트와 설치 미술의 결합으로 시각적 메시지를 즐기고 공유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혜원전신첩' 속 인물들의 다양하고 화려한 의상을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작가가 재현했고, 이이남 작가는 정선의 '금강내산'과 '단발령망금강'을 모티프로 제작한 개성 있고 시사적인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정선의 '총석정'을 설치작품을 통해 재해석하고, 프로젝션 맵핑을 활용해 화가의 예술세계가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혜원전신첩'의 다양한 풍속 장면들을 SNS 포스팅의 형태로 재치 있고 흥미롭게 해석해 그래픽월 형태로 재구성한 섹션도 새로운 볼거리와 즐거움을 준다. 

300여 년 전 가장 한국적인 예술을 만들었던 두 거장, 신윤복과 정선…. 

이번 전시는 그들이 남긴 우리의 모습과 멋과 혼을 오늘날의 기술로 되살아 나게 했다는 점과 이러한 접근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고전이라는 시대적 이질감을 없애고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콘텐츠의 형태로 다가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체험의 시간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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