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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5 18:04 (목)
간디자유학교 동참회원 모집

간디자유학교 동참회원 모집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3.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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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한 정 회원은 부산 해운대구에서 사랑소아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이자 간디자유학교 학부모이기도 하다. 한 원장은 큰샘민속예술원이라는 풍물 단체에 가입, 약 4년 동안 활동하며 국민들의 의식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한 원장은 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국민이 의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체험했다고 고백했다. 한 원장은 이러한 고정된 시선과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밑바닥부터 국민과 교류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의사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의사는 내 편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길이 뚫려야 한다는 것이 한 원장의 생각이다.

간디자유학교의 국토 순례에 많은 의사 회원들이 참여하여 국민과 함께 하는 의사, 교육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의사상을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 한 원장의 소망이다.

간디자유학교란?
간디자유학교는 전인 교육과 소수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며 사랑과 자발성의 공동체로서 체험을 중시하는 대안학교다.

자연과 어울리고 자연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찾을 수 있다는 프랑스 교육학자 프레네의 말처럼 체험과 노작, 공동 작업을 통해 교실을 벗어나 몸으로 체험하며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산 속 생활 체험으로 모든 문명의 도움을 벗어난 자연 그대로의 생활을 실천하기도 하고, 또 유기농업으로 땅과 사람을 살리는 실천을 하기도 하는 틀이 없는 학교라 할 수 있다.

양희규 교장이 설립한 간디자유학교는 10명의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40여명의 학생이 전부이지만 마음은 전 세계를 품안에 넣을 기세로 영동의 산 속에서부터 호주까지 이동 학습을 하고 있다.

형광등 아래에서 하루하루 생기를 잃어가며 책과 학원에 갖혀 사는 필자의 아이를 보면서 "교육이란 이런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많이 가졌다. 공부란 스스로 원해서 해야 한다. 공부보다 먼저 아이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몸으로 부딪혀 가며 알아야 한다.

스스로 원할 때 하는 공부가 진정으로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교육을 담당할 만한 학교를 찾다가 우연히 TV에서 간디자유학교를 보고 아이를 맡기게 됐다. 지금 1학년 학생들은 전남 장성의 한마음 공동체에서 황토 흙집을 손수 짓고, 황토 물을 들이고, 유기농법 농사를 배우고, 농촌을 살리는 방법으로 농촌 문화를 삶에서 이끌어내는 법을 배우고 있다.

2학년들은 호주 체험 학습을 위하여 호주의 간디 분교로 떠났다. 약 3개월간 영어권 문화 속에서 해외 수업을 하다가 올 것이다.

간디 학교는 대안 학교다. 아주 자그마한 학교로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이다. 교육부에서 인가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우리 국민을 위해서 이런 학교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집을 팔아서 발로 뛰며, 오로지 학생들에게 씨앗이 되는 교육을 하고있다. 월급도 거의 받지 못하면서 만들어 놓은 학교다.

이곳에 오는 학생은 문제아가 아니다. 일반 학교에서 수용하기 힘든 우수하고 창조적인 두뇌를 가진 학생 그리고 교육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이 선택하는 곳이다.

국토 순례 참여의 의미

간디자유학교는 이번 1학년 1학기 수업으로 오는 6월 40일간 도보로 국토를 순례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6월 7일 전남 해남군 땅끝 마을에서 시작하여 경남 하동, 충북 제천, 강원 강릉 등을 거쳐 7월 16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 전망대에 이르는 장장 904km에 달하는 길을 걸어서 종단할 계획이다.
간디자유학교는 국토순례 기간 중 학생들의 건강을 보살펴 줄 의사 선생님들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우리 의사의 살길을 제 나름대로 찾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이 바라보는 의사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진 자들이며, 자신의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계층이다.

국민의 아픔을 외면하고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는 질투의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의사는 절대 손해보는 짓을 하지 않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러한 고정된 시선 때문에 의사가 하는 얘기는 믿지 않는다.

광고, 정치적 로비, 투쟁도 좋지만 그러나 그것은 강하게 나 자신이 옳다는 어필이 될 뿐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은 역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을 필자는 봉사에서 찾았다. "국민이 힘들 때, 아플 때, 필요로 할 때, 의사가 돕는다"라는 것을 꾸준히 보여 주어야 한다. "의사는 우리가 손을 벌릴 수 있는 우리 편이다"라는 생각을 심어 주어야 한다.

한 사람이 어딘 가에서 "의사가 이런 일도 해 줬다. 고맙더라. 의사는 좋은 사람들이야"하는 말 한마디가 국민의 밑바닥에서, 인터넷의 한 모퉁이에서, 방송의 한 부분에서 퍼져 나가도록 해야 진짜 홍보가 되리라고 본다. 성과는 서서히 올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의료봉사를 하는 회원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의협 차원에서 의료계 여러 단체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면 더욱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의사의 살 길은 국민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고, 그 방법은 작은 봉사에서 시작된다고 확신한다. 체계적인 꾸준한 봉사, 전혀 계산으로 봐서 이익이 되지 않는 곳에서도 봉사가 이루어져야 국민의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필자는 '씨앗운동'을 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성과는 없을지라도 10년, 20년 뒤에 큰 나무가 되어 국민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과실을 먹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의사는 다시 신뢰와 존경을 회복할 그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을 위해서 작은 씨앗, 봉사의 씨앗을 열심히 뿌려야 한다.

간디자유학교는 이번 국토 순례에 의사 회원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하루씩 와도 좋고, 병원 단위로 와서 며칠간 돌봐 주어도 좋다. 도보 여행 중 생길 수 있는 열성 질환이나 외상, 그리고 간단한 치료가 전부일 수도 있지만 이 아이들의 가슴 깊은 곳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깊은 씨앗이 뿌리 내리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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