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닥사 판매량 감소세에 글로벌 방침인듯
노조 "영문도 모르는 채 그만둬야" 울분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경영상의 이유로 순환기팀 49명 중 보직전환자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39명에 대해 ERP 절차를 밟겠다고 지난 주 선언했지만 신청자는 18일 현재 1명도 나오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이 인원감축 등과 관련한 계획은 시행 50일전 고지해야 한다는 단체협상을 어겼다"며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단체협약에 따르면 '회사가 기업의 축소 또는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인원을 정리하고자 할 때는 그 사유를 적어도 50일 전에 조합에 통보,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베링거인겔하임의 ERP는 항응고제 '프라닥사' 매출이 2015년 급감하면서 예고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베링인겔하임측 관계자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법인이 올해 초 프라닥사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프라닥사 매출이 하락하면서 순환기 사업을 축소하고, 당뇨병이나 호흡기 분야 등에 집중하려는 글로벌 본사의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
한국법인 역시 글로벌 본사의 방침에 따라 내년부터 프라닥사의 영업을 순환기 영업팀이 직접 맡기보다 보령제약에 맡기고 영업팀을 축소하는 안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준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노조위원장은 "지난 1년간 대부분의 직원이 야근에 시달리며 영업에 매달렸지만 '경영상 이유'라는 말 한마디로 영문도 모르는 채 회사를 나가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사측은 노조의 반발에 ERP 대상을 줄이고 지원패키지를 확대하겠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사태는 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