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전공의 폭력 대책 구체화 '속도'
정부-의료계, 전공의 폭력 대책 구체화 '속도'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7.12.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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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교육부-의협-대전협, 국회토론회서 구체적 대책·진행상황 공유
전북대병원 피해 전공의 "면허박탈 등 중징계와 이동수련 개선만이 방법"

▲ 전공의 폭행 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국회토론회ⓒ의협신문 김선경
전공의를 향한 폭력의 고리를 끊겠다는 정부와 의료계의 대책이 원론적 논의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전공의 폭행 근절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는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정부 관계자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 단체가 모여 제도적 해결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가해자, 수련병원을 향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 제보자의 피해를 막는다는 큰 틀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내용과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이번에 전공의 폭행 문제 해결 못 하면 의료계의 미래는 없다"

이날 패널로 토론에 참여한 권근용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사무관은 서두에서 "보건복지부는 폭행문제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근절시키지 못하면 우리나라 의료계의 미래는 없다는 심정으로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의 전공의 폭력 근절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 권근용 보건복지부 사무관ⓒ의협신문 김선경
이어 전공의 폭행의 원인을 ▲도제식 수련방식 ▲법적 제재수단 미비 ▲폐쇄적 조직문화 등을 꼽고 보건복지부가 마련 중인 대책을 소개했다.

도제식 수련방식에 대해서는 "도제식이라는 말은 현대의학에서 발전된 의료체계와 맞지 않는다. 그만큼 교과 과정이 체계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곧 발표될 '2018년 전공의 종합계획'을 통해 수련 교과 과정을 체계화해 단순히 가르쳐주면 좋고 배우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에서 탈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법적 제재수단이 미비한 점은 전공의법 제11조를 예로 들어 개정작업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전공의법 제11조는 '수련병원 등의 장은 전공의의 안전 및 보건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률에 대해 권근용 사무관은 "이 조항에는 수련병원이 전공의의 안전과 보건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았을 경우 어떤 처벌이 있는지 밝히고 있지 않다"며 "수련병원의 의무와 함께 제재 근거를 마련해 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는 문제가 있는 수련병원의 과 자체 전공의 정원을 없애는 법안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평가를 통해 전공의 정원을 줄이는 방법이 남은 전공의들에게만 피해가 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안은 보건복지부가 국회의원 발의를 지원해 진행되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안에 법안 발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조경환 의협 폭력피해신고센터 담당이사ⓒ의협신문 김선경
"지도전문의는 '제왕적' 위치, 가해 교수 지도전문의 박탈해야"

조경환 의협 폭력피해신고센터 담당이사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중 하나로 지도전문의 박탈을 제안했다.

그는 "지도전문의는 논문이나 진료, 심지어 수술에서도 전공의들을 쓰며 제왕적 위치에 있다"며 "가해자가 교수일 경우 가장 아픈 것은 지도전문의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도전문의를 박탈하고 수술, 연구 등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대전협과 함께 지도전문의 제도 보완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발제에 나선 안치현 대전협 회장은 지도전문의 자격에 제한을 두고 책임지도전문의를 둬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조경환 이사의 주장은 대전협의 주장에서 한 단계 나아간 강력한 처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폭력 예방책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잠재적 가해자 리스트를 설문조사를 통해 마련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 예방책은 머지않아 의협 정책으로 제안될 예정이다.

14개 국립대병원에 대한 교육·연구 분야 지도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부에서는 서울대병원의 인권센터 모델을 타 병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현주 교육부 대학정책과장은 "서울대병원 인권센터는 지난 9월 운영을 시작해 권익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대상으로 정신상담에서 법률, 구제조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업무로 삼고 있다"며 "아직 초기지만 병원 내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서울대병원 모델이 병원 종사자들의 근무환경과 인권의식 향상, 문제해결에 기여하길 기대한다"며 "다른 병원에서도 이 같은 내부적 지원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안치현 대전협 회장ⓒ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 문제아 '낙인'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 찍혀야 해"

이날 토론회에는 최근 불거진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폭행사건의 피해 전공의가 직접 나와 가해자 처벌 강화와 2차 피해에 대한 절실한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폭행에 대해 면허취소, 면허정지 등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지금은 벌금 오십만원, 백만원이 전부"라며 "가해자는 그 정도 처벌만 받지만, 피해자는 어렵게 들어간 과를 포기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폭력이 근절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수련병원이 전공의를 선택할 수 없는 이동수련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건이 벌어지고 병원을 나오니 여러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같이 일해보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고 난 뒤로는 반응이 바뀌었다"며 "나를 받아주면 전북대병원 교수들 얼굴을 어떻게 보겠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동수련하려는 병원에 선택권이 주어지면 절대 폭력 피해자나 제보자를 받아주지 않는다"며 "선택권이 있다면 전공의가 아무리 지원을 하고 정원이 늘어난다 해도 소용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권근용 사무관은 "전공의가 타 수련기관으로 이동할 때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직접적으로 지시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필요하다고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치현 회장은 "이동수련을 위해서는 2018년 상급연차 전공의 선발에서 어떤 압력도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의료계의 문제아라는 낙인은 피해자나 제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찍히도록 하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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