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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전문의 취득하고 충수절제술도 못해서야"
"외과전문의 취득하고 충수절제술도 못해서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12.1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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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교육 '도제식 정량교육'서 '역량교육' 전환해야
수련병원협 15일 창립 심포지엄...정부·건보 재정 지원 필요
▲ 박중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교육평가위원장(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은 1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창립 심포지엄에서 전공의 교육을 도제식 정량교육에서 역량중심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전면허(외과 전문의 자격)를 취득하고도 운전(충수절제술)을 하지 못하는 전공의 수련교육을 정상화 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정량교육'에서 벗어나 결과 중심의 '역량교육'으로 수련교육의 틀과 내용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박중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교육평가위원장(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은 1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창립 심포지엄에서 '전공의 수련교육 앞으로 나갈 길-역량 중심 수련교육 프로그램' 주제발표를 통해 "운전을 잘못하면 자신과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운전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는지를 평가해 면허를 주고 있다"면서 "4년 동안 수련을 받은 외과전문의가 충수절제술을 하지 못한다거나 안과 전문의가 백내장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역량을 갖춘 전문의를 배출하는 것은 전문가단체의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한 박 위원장은 "어떤 전문지식·기술·능력·가치·태도를 갖춘 전문의를 배출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1년차에는 어떤 역량을,  4년차에는 어떤 수준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목표에 도달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역량중심 수련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가 공동으로 추진한 '전문의 전문과목별 공통역량 및 전문역량 연구'를 기반으로 대한외과학회가 마련한 '연차별 교과과정 개정(안)'을 소개하며 "전문과목 수련을 마친 전문의의 정의와 전공의 학습목표를 분명히 하고, 연차별 또는 세부과목별 전문역량과 공통역량을 정의해 전문의라면 반드시 달성해야 할 핵심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수련기관 자격 평가 기준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련 중 평가를 강화함으로써 전문의 고시의 범위와 규모가 작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박 위원장은 "수련 프로그램에 대한 적절한 평가 도구 개발로 개개인의 역량 성취 정도에 대한 표준화된 평가를 할 수 있다"면서 "각 전문과목 전공의 수련 표준화를 통해 수련병원 간 수련 여건의 차이에 따른 수련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수련을 받은 전공의는 누구나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 개선을 위한 학회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주문했다.
 
박 위원장은 "보건복지부가 연차별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개선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편성했으나 기획재정부 논의 단계에서 삭감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전공의 수련환경과 교육과정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의료선진국의 전공의 수련교육 실태'에 대해 발표한 이정열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정책위원회 위원장(중앙보훈병원장)은 "OECD 국가에서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전공의는 단순한 저렴한 노동인력이 아닌 핵심 임상 역량 교육수련이 필요한 피교육자이자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수련 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한 우수 의료인을 육성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수련비용에 대한 책임을 수련병원에 전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때 전공의법 이행과 수련생으로서 전공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독립된 수련평가기구로서 올바른 역할을 수행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 15일 열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전공의 수련교육과 관련해 전공의의 바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잠잘 시간이 모자라 수술장이나 병동에서 자야 하는 전공의는 환자를 제대로 진료하거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수련프로그램의 표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선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전공의에게는 잡일을 PA에게는 의사 일을 시키지는 않는지, 여성 전공의의 재생산권은 보호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안 회장은 "수련교육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수련교육의 전문성과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수련프로그램을 정상화 해야 한다"면서 "전공의협의회와 수련병원협의회가 수련환경평가와 국가지원을 통해 수련교육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같이 협의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창립총회에 참석한 이윤성 대한의학회장은 "의학회장에 취임하면서 전문의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과연 1년에 몇명이 필요한지에 대해 답을 내고 싶었다"면서 "전문의의 정의와 전문의제도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하고, 수련병원의 필요에 의해 전문의 정원을 정하는 게 아닌 한국 사회에서 필요에 의해 정원을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의료제도에서 하나를 건드리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다 끌려나온 까닭에 아직까지 질문만 하다가 답을 내 놓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전문의 인력을 양성하는 데 정부 예산·건강보험 등에서 부담하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며 정부의 관심과 재정 지원에 무게를 실었다.
 
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좋은 의사를 만들기 위한 전공의 교육에 대한 부담을 민간병원이 다 질수는 없다.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없으면 어렵다"면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연속 수련을 36시간으로 제한한 것은 환자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전공의를 근로자에서 피교육자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 종합계획을 통해 수련 및 교과 과정과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밝힌 강 실장은 "체계적인 수련을 위해 수련병원 책임과 함께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5년 12월 22일 제정·공포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은 2016년 12월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며, 수련시간(주당 80시간, 최대 88시간)은 2017년 12월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전공의법'에는 국가가 전공의 육성·수련환경 평가 등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5년 마다 보건의료기본법의 '보건의료발전계획'과 연계해 '전공의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매년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련환경평가를 실시하고,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수련환경 개선 및 전공의의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 및 제도에 관한 사항 ▲전공의종합계획에 관한 사항 ▲전문의 자격 인정 및 수련 교과 과목에 관한 사항 ▲수련규칙 항목 및 표준안에 관한 사항 ▲추가 수련에 관한 사항 ▲수련병원등의 지정 ▲수련환경평가에 관한 사항 ▲전공의의 파견 수련 등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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