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가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을 과소 편성, 삭감한 데 대해 의료계가 우려의 뜻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건강보험 일반회계 국고지원의 법정 기준인 7조 5000억 원(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에 훨씬 못 미치는 5조 4000억 원(10.1%)의 예산을 편성했고, 국회는 이 예산에서 2200억 원을 삭감한 5조 2천억(9.8%)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와 대한병원협회(회장 홍정용)는 12일 공동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두 단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선 보험재정의 뒷받침이 불가피하고, 한시적인 흑자 재정 구조라 하더라도 보험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안정적인 국고지원의 법제화가 필수"라며 "그러나 국고지원 예산을 법정 기준으로 편성하고 의결해야 할 정부와 국회가 오히려 예산의 과소 편성 및 삭감이라는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부족한 국고지원금을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이자, 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우려와 혼란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국고지원 기준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는 '국가는 매년 예산의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00분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공단에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예산의 범위'와 '상당'의 의미가 불명확해 정부의 과소편성에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단체는 제한적이고 자의적 문구를 삭제하고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100의 금액을 지원한다'로 국고지원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연도에 지원되지 못한 국고지원 예산을 차기 연도 예산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국고지원 사후 정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