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공해 방지법 제·개정 목소리 "실질적 역할 못 해"
빛공해 방지법 제·개정 목소리 "실질적 역할 못 해"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7.12.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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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주최 빛공해 심포지엄서 빛공해법 강화 목소리
빛공해 대처법, 인간중심 조명, 교육 등 다양한 논의

▲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위원회와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최한 '빛공해' 심포지엄. ⓒ의협신문 최원석
인공조명에 대한 추가적인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법률적 침입광 기준이 국제조명위원회 권장에 비해 높은 점 등 글로벌 수준에 미흡하다는 설명이다.

빛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원이지만 현대에는 인공조명 확산이 동·식물에는 생태계 교란, 인간에게 또한 생체리듬 교란 등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빛공해'는 세계적으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지난 2012년 제정돼 다음 해부터 시행 중이지만 빛 관련 민원은 급증하고 있고 최근 연이어 인공조명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11일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빛공해, 생활리듬 교란과 현대인의 건강'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고 빛공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법제도 정비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화려한 조명이 도시의 멋이 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서울 밤하늘에서는 별을 바라보기 힘들어졌다"며 "인공조명은 별을 볼 수 없게 할 뿐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위원회는 최근 문제가 된 살충제계란·유해생리대 문제와 함께 가습기살균제와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빛공해는 위원회가 던지는 또다른 화두로서 오늘 심포지엄이 공론화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제이미 자이저 스탠포드의대 수면의학과 교수, 사답 라만 하버드의대 연구교수 등 해외연자가 빛공해에 대한 외국의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국내의 빛공해와 건강영향 연구에 대해서는 고려의대의 이은일 교수(예방의학교실)와 이헌정 교수(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가 발표를 맡았다.

이어 조용민 스마티브 생명환경연구소장·정영철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정신건강의학과)·신태섭 이화여대 교수(교육학과)·조철현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남기욱 변호사(변협 제1 교육이사)가 참여해 빛공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현행 빛공해 방지법, 기준 모호하고 미흡해"

발표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이은일 교수는 "지금의 빛공해 방지법은 실질적 적용이 불가능하다"라며 "밝기 기준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조명관리구역 설정이 안 돼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명관리구역이 나뉘어야 빛공해 방지법 적용이 가능한데 일부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부족하다. 또한 빛공해 관리를 위해서는 적용 기준이 되는 시간도 나뉘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남기욱 변호사 또한 "현재 빛공해 방지법의 문제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며 "첫째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기욱 변호사는 그 예로 광주 챔피언스필드(야구장) 인근 주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들었다.

최근 광주지법 민사13부는 야구장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 656명이 소음과 빛공해를 호소하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생활소음은 규제 기준이 없고 빛공해 또한 참을 수 없는 한도를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결이 빛공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고 처벌 규정 또한 없어 나왔다는 게 남기욱 변호사의 설명이다.

▲ '빛공해'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제이미 자이저 교수. ⓒ의협신문 김선경
인공조명 빛공해 해결책 "낮시간 많은 자연광, 인간중심 조명, 인식개선 교육"

이 자리에서 발표를 맡은 연자들은 인공조명이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제이미 자이저 교수는 "과도한 야간조명은 생체리듬을 무너트려 암 발생률을 증가시키고 당뇨나 비만 등 대사질환을 야기한다. 또한 수면 방해, 면역력 약화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야간에 인공조명을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도한 야간 인공조명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발표자들은 낮시간 많은 자연광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사답 라만 교수는 "빛의 양은 상대적인 시점에서 봐야 한다"며 "야간 인공조명을 받아들이는 영향은 낮 동안 빛을 얼마나 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주간에 많은 빛에 노출된다면 야간의 인공조명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중심 조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이헌정 교수는 "우리는 아직도 인공조명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건강에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며 "인간중심의 조명은 거듭될 연구를 통해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 되는 방법을 구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이미 자이저 교수 또한 "인공조명에 영향을 받는 민감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미래에 주택에는 어느 시간이냐, 누구냐에 따라 조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인간중심 조명은 개인행동을 고려한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빛공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네 연자 모두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빛공해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아답 라만 교수는 "미국에서도 빛공해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대중들의 인식 높이는 교육 중요하다"라며 "과거 흡연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현재는 아이들도 흡연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도망간다. 변화를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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