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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 수술 후 항생제 투여 불필요
담낭 수술 후 항생제 투여 불필요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12.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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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관 무작위 연구결과, 항생제 미투여군 합병증·입원 일수 적어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홍태호·김은영 교수팀, 국제학술지 발표
▲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홍태호(간담췌외과)·김은영(중환자외상외과) 교수.
담낭 수술 후 항생제 투여가 불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장기 기능 손상과 불필요한 의료비 발생으로 인한 사회 비용 증가 문제를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급성 염증성 담낭질환은 복막염·패혈증 등의 심각한 중증 질환 상태로 진행할 수 있고, 전체 병원 입원 환자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지금까지는 원인병소인 담낭을 수술로 제거하고, 항생제를 투약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 후 항생제 치료의 필요성이나 효과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밝힌 연구가 부족해 관행적으로 항생제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홍태호(간담췌외과)·김은영(중환자외상외과) 교수팀은 담낭 수술 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항생제 치료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2015년 9월∼2016년 4월 서울성모병원·인천성모병원·성바오로병원·부천성모병원·의정부성모병원 등 5곳 병원에서 경증 및 중등도 염증성 담낭질환(급성담낭염·화농성 담낭염·괴저성 담낭염) 진단을 받고 입원한 환자 200명을 무작위로 선정, 항생제 처방 실태를 조사했다. 교수팀은 급성염증성 담낭질환 중 염증성 정도를 단계별로 나눈 국제 분류법(Tokyo guideline)에 따라 분류한 뒤, 이중맹검법을 통해 다기관 무작위 전향적 연구를 시행했다. 
 
항생제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전체적인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염증 관련 합병증 발생률·수술 후 재입원율·재원기간 등을 조사한 결과,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수술 후 항생제 투여군 100명과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100명을 대상으로 합병증 발생·재원 기간 등을 분석한 결과, 미열을 비롯한 가벼운 합병증은 항생제 처방군 15.1%, 항생제 미투여군 14.7%로 파악됐으며, 입원 일수는 각각 3.5일, 3.2일로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은 그룹에서 합병증과 입원 일수가 적었다.
 
특히, 항생제 치료의 효용성 근거 중 하나인 담즙내 세균 검출 실태를 파악한 결과, 전체 환자의 1/3에서만 세균이 검출되고 나머지에서는 세균이 검출되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졌다.
 
김은영 교수는 "그간 관습적으로 수술 후 이뤄지고 있는 항생제 치료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면서 "과학적인 근거를  임상에 적용함으로써 진료의 효용성과 질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SCI 학술지 <Journal of Hepato-Biliary-Pancreatic Sciences> 최근호에 발표됐으며, 관련 연구 논문은 최근 열린 제69회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학계는 "급성 염증성 담낭질환에서 수술 후 항생제 치료의 효용성에 대해 밝힌 첫 연구이자 세계적으로도 두 번째 대규모 다기관 연구"라면서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고려했을 때 담낭 수술 후 항생제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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