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폐암학회, 치료 중인 폐암 환자 386명 설문조사 진행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204명 중 진료 의뢰 의지는 67명뿐
국내 폐암환자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폐암학회는 현재 치료받고 있는 386명의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설문한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7개 대학병원에서 남성 270명, 여성 116명을 대상으로 환자들의 괴로움, 불안, 우울정도 및 삶의 질에 대한 질의로 진행됐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정신적 고통을 조사한 국내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별로 구분할 때는 여성 폐암 환자가 56.1%로 남성 폐암 환자 53.6%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정신적 고통의 원인 영역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여성 폐암 환자들이 우울, 두려움, 슬픔, 걱정 등 정서적 고통을 남성 환자에 비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정선 위원장(인하대병원 폐암센터장)은 "폐암과 같은 중증 질환 환자의 정신적 고통은 심각한 일"이라며 "특히 여성 폐암 환자가 더 많은 정서적 아픔을 호소하고 있어 의료진·가족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불안과 우울 정도 평가에서 폐암 환자의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5.4%의 폐암 환자에게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경도 이상의 불안이 나타났고 13.6%는 심한 불안장애를 갖고 있었다.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 경도 이상의 우울은 52.5%가 겪고 있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환자 204명 중 진료 의뢰를 받겠다고 응답한 환자는 67명으로 33%에 불과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안희경 홍보위원(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절반 이상의 폐암 환자가 불안과 우울을 겪고 있으나 많은 경우 인식 부족 등으로 치료를 꺼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전문 의료진의 적극적 치료가 이뤄져야 폐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