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안아키' 사태 재조명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안아키' 사태 재조명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11.19 17:19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아키 사태의 진실' 방영...A한의사 "선택 기회 줬을 뿐"
영국판 안아키 사태 교훈 "아이 건강 아닌 돈 관련돼 있어"
▲ SBS는 18일 방영한 '안아키 사태의 진실-엄마는 왜 병원에 가지 않았나?'편을 통해 안아키 한의사와 안아키 치료법 논란을 재조명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안아키 사태의 중심에 선 A한의사와 안아키식 치료법을 재조명했다.
 
SBS는 18일 방영한 '안아키 사태의 진실-엄마는 왜 병원에 가지 않았나?'편을 통해 41도 고열과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를 안아키식으로 자연 치료했다는 B씨의 호전 사례와 생후 30개월 때부터 갑상선 기능저하 진단을 받은 아이에게 갑상선 약 대신 안아키식 해열 치료를 하다 이상 증세에 시달린 끝에 폐 손상과 기관지 확장증 진단을 받은 C씨의 악화 사례를 함께 소개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엄마들의 상담글에 답글을 달아주는 이른바 '맘닥터'제도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갖추지 못한 엄마들의 진료행위는 A한의사의 가이드라인 내에서 이루어 졌으며, 맘닥터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상담 댓글을 썼던 이들은 안아키 사태 이후 남모를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
 
A한의사는 "아이들의 해독력 향상을 위해 백신과 약을 안쓰고 아이를 키워야 한다"면서 "현대의약품은 독이며, 숯가루나 해독관장 등을 통해 해독해야 한다", "해열제가 아이들에게 지적·행동적·발달적·지능적 장애 등 영구손상을 일으킨다", "화상은 온찜질로 치료해야 한다"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안아키식 치료법을 계속 주장했다.
 
안아키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A한의사는 "정보의 취사선택 능력이 개인마다 다르다. 책임의 문제는 다른 문제다"면서 "왜 내 책임이냐. 이건 거래가 아니다. 선택할 기회를 줬을 뿐이지 내가 손에 쥐어준 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안아키 사태 이후 A한의사는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라는 카페를 자진폐쇄하기도 했으나 지난 6월 20일 카페 이름을 '안아키-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로 바꿔 개설, 감기·아토피·화상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논란을 빚은 자연치유법 정보를 전파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화상 치료의 반란-응급조치는 찬물 아닌 따뜻한 물이다>라는 책을 펴내고, 한의원도 다시 여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
 
대구 수성경찰서(서장 박종문 총경)는 11월 6일 A한의사를 비롯해 3명을 약사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
 
경찰 수사결과, A한의사는 남편과 함께 2013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회원 수 5만 5000여 명의 인터넷 카페와 한의원을 방문한 환자를 상대로 무허가 또는 기준 미달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한의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활성탄 숯가루를 개당 1만 4000원에 구입해 해독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며 개당 2만 8000원에 파는 등 2015년부터 약 410차례에 걸쳐 489개 제품(시가 1369만 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6년 4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제조업 허가나 품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자신의 집에서 창출·대황·귤피·신곡 등 9가지 한약제를 발효시켜 만든 소화제(능소화)를 카페 회원들에게 개당 3만 원을 받고 파는 등 모두 287차례에 걸쳐 549개 제품(시가 1647만 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영국판 안아키 사태인 '웨이크필드' 사건을 취재한 브라이언 기자의 인터뷰를 통해 "불안감은 전염성이 높다. 병처럼 전염성이 높다. 한국에서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하지 말고 이런저런 치료법을 사용하라거나 하는 의사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무엇을 팔고 있냐고 물어봐라. 항상 돈이 관련돼 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다"면서 현명한 소비자의 판단을 주문했다.
 
'웨이크필드' 사건은 1998년 영국 로열프리병원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12명의 자폐아 중 8명이 MMR 백신을 맞은 뒤 자폐증 증상이 나타났다"는 내용의 논문을 <랜싯>에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논문 발표 이후 세계 곳곳에서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졌으며, 영국의 MMR 백신 접종률이 급격히 낮아져 홍역 감염자가 늘어나는 악영향을 줬다.

디어 기자는 탐사보도를 통해 웨이크필드 연구진이  MMR 백신 제조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단체로부터 연구비 5만 5000파운드를 받았으며, 연구에 맞지 않는 사례를 의도적으로 제외해 연구결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도 이후 <랜싯>은 논문을 철회했으며, 웨이크필드 박사는 2008년 의사면허가 박탈됐다.
 
'유사의학'과 '반(反)의학'이 활개치고 있는 데 대해 강병철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 대표는 의료정책포럼 최근호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의학정보를 발 빠르고,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한다"면서 "건강과 보건영역에서 전문가 집단으로서 책임을 다하면서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도 "대체의학의 가장 큰 문제는 거의 대부분이 위약효과 이상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살 수 있는 환자들을 죽게 만들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거짓말쟁이들을 거려내거나 거짓말을 반박하고 바로잡을 능력을 전문가들만이 갖고 있다.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전문가들이 도울 수 있는 일은 진실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라며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는 정보들에 대해 전문가의 감시와 견제를 도입하고, 진실을 원하는 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