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한 갑질문화 개선하려면
불평등한 갑질문화 개선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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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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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 유은혜 의원이 폭로한 부산대병원 전공의 폭행사건이 의료계 뿐 아니라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고막이 찢어지고, 다리에 피멍이 든 사진은 과연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충격적이다.

가해교수가 수년에 걸쳐 다수의 전공의에게 상습적 폭행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병원측이 피해자들을 협박·회유하고 사건을 축소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번 일의 파장이 커지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국립대병원 겸직교원과 전공의 156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그 사유 가운데 폭행·폭언이 12건이었다. 다른 병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접한 젊은 의사들은 부산대병원의 경우가 극단적 사례이긴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폭행·폭언이 남아있다고 전한다. 이미 전북대병원은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한 건으로 해당 과의 전공의 정원이 감축됐지만 서울의 모 병원에서는 여자 전공의를, 지방 국립대병원에서는 간호사와 환자를 성추행했다는, 차마 얼굴을 들기 힘든 기사들이 언론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동안 피교육생 또는 하급자라는 신분 때문에 공개적 조치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갑질 조직문화로, 이를 스스로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결과다. 문제는 이와같은 비이성적 행동들이 대물림된다는 점이다.

나이든 교수들의 경우 자한의 수련시절, 교수나 선배들에게 맞았다는 이야기를 무용담 처럼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폭력 행위 처럼 병원내 폭력도 학습될 가능성이 크다.

근대 사회는 개인간 평등한 계약관계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발생하는 이같은 일은 여전히 도제식 교육을 했던 중세 봉건신분 사회의 유습을 벗어나지 못한 것 처럼 보인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함께 벌이고 있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추진단이 최근 전공의 폭행 사태가 빈발하자 이를 시범사업의 적용 범위에 넣어 강력히 대응해 나가는데 컨세서스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대병원이 1일부터 폭언·폭행·성희롱·성폭력 등 인권참해를 예방할 목적으로 인권센터를 개소했다. 보건보건부도 폭행 재발방지 대책으로는 전담 신고전화, 가해교수 지도전문의 자격정지 등 종합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불평등을 강요하는 갑질문화를 예방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의료계 내 사회적 기구들의 가동 움직임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위와 아래, 갑과 을로 이분화해 불평등을 강요하는 비대칭적이고 불합리한 관계가 아니라 피교육생이나 하급자라도 자유롭고 대등한 관계로서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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