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 주장한 소비자원 '약사 보호원'?
성분명 처방 주장한 소비자원 '약사 보호원'?
  • 송성철 기자
  • 승인 2017.11.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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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권익 생각한다면 성분명 처방·대체조제 대신 선택분업 주장해야
바른의료연구소, 대체조제 55% 약효 차이...노인 환자 건강 악영향
▲ 바른의료연구소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의료제도나 정책을 심층 분석,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7년 2월 13일 20여명의 젊은 의사들이 주축이 돼 창립한 단체다.

노인의 건강과 권익을 위한다면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조제가 아닌 '선택분업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한국소비자원이 12일 '고령소비자 의약품 선택권 강화를 위한 정책 대안 마련 필요'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령 소비자의 의약품 선택권 강화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복제약에 대한 안내와 더불어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조제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조제 활성화는 노인 환자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재정 절감 효과도 없다"며 반박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먼저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의 신뢰성 문제를 들어 오리지널에 비해 복제약의 효능이 동등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복제약의 효능은 생동성 시험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시험은 건강한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복제약과 오리지널약을 인체에 각각 투여한 후 오리지널약과 비교해 최고혈중농도 등이 신뢰구간 80∼125% 범위 안에 들면 동등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오리지널약과 비교해 A복제약이 80%로, B복제약이 125%로 생동성 기준을 통과했을 경우 ±5%의 오차를 감안하면, 대체조제 시 최대 55%의 약효 차이가 나타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 성인과 달리 노인은 약물의 대사속도가 저하돼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고, 특히 만성질환으로 신장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약물이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돼 부작용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밝힌 바른의료연구소는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고 노인의 약값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약국에서 다른 복제약으로 쉽게 대체조제하면 노인 환자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고, 약 변경으로 인해 노인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감소시켜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생동성 시험기관의 시험 조작 사건도 짚었다.
 
2006년 2월 식약처가 생동성 시험기관에 대한 일제점검 결과, 18개 시험기관에서 자료조작을 발견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2008년까지 104개 제약회사가 제조한 307 품목의 복제약이 무더기로 퇴출됐다.
 
식약처는 복제약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명분으로 2013년부터 유통 중인 복제약을 수거해 오리지널약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비교하는 의약품 동등성 품질검증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제조단위만 다른 동일 제품간 효과를 비교하는 것으로 사업 목적을 바꿨다.
 
2015년 9월 식약처는 품질검증사업 결과 모든 제품은 제조단위 간 품질이 적절히 유지되고 있고, 일부 제품에서 약간 차이는 있으나 안전성·유효성에는 문제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험대상 15개 품목 중 6개 품목에서 제조단위 간 동등성 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10월 30일 국정감사에서 "글리벡을 급여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한 이유"에 대해 질의하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오리지널과 복제약은 개별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복제약) 비복용자가 (복제약으로) 약을 바꾸면 동일성분이라도 다르게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한 점을 들어 오리지널과 복제약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소비자의 74.3%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개인적·국가적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조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소비자원의 주장에 대해 바른의료연구소는 "소비자의 권익증진이 설립목적인 소비자원이 취할 입장은 아니다"면서 "고령소비자의 약값 부담이 우려된다면, 건강보험이나 세금에서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소비자원다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소비자원이 고령소비자의 권익을 증진시키고자 한다면 보행이 불편한 노인들이 의료기관에서 진료 후 약국까지 걸어가서 약을 조제받는  불편 문제를 들었어야 한다"면서 "소비자원이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약사회의 주장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2016년 한 해에만 조제료로 지급한 돈이 3조 6000억 원에 달한다. 환자들이 조제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분업을 시행하면, 의료기관에서 바로 약을 받을 수 있어 노인들에게 편리하며, 1조 8000억 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어 조제료가 줄어들고, 약값도 더욱 싸질 것"이라고 밝힌 바른의료연구소는 "고령소비자의 권익증진이 아니라 약사들의 권익증진을 위한 약사보호원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이번 보도자료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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