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니티닌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의 진료기록을 미쳐 살피지 못한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 사용자인 병원에 3억 8289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사진=김선경 기자>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환자의 진료기록을 확인하지 않은 채 정맥주사를 처방, 지속적 식물상태에 빠지로고 한 것은 주의의무 위반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은 라니티딘 처방 후 아나필라틱 쇼크로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A씨의 가족이 B병원을 상대로 낸 7억 7526만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사용자인 병원이 3억 8289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1년 2월 7일과 2014년 2월 15일 두 차례 잔탁 계열의 약물을 복용한 후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2014년 2월 17일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B병원을 방문한 A씨는 C의사에게 약품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진료기록지에 이 같은 내용을 기록했다.
 
하지만 C의사는 3월 13일 B병원을 방문한 A씨에게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정맥주사하라고 처방했다.
 
A씨는 주사를 맞은 후 흉통을 호소하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의식을 잃었고, 현재 지속적 식물 상태로 전신 마비·사지 경직 등의 운동·인지·언어 장애를 보이고 있다.
 
1심 재판부는 C의사는 라니티딘 성분 계열의 약물을 피해 처방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해 쇼크를 일으켰다며 과실과 저산소성 뇌손상의 인과 관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상급병실료·향후 치료비·개호비 등에 대해서는 원고 측 주장과 의견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A씨가 상급병실을 이용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상급병실료 2458만 원은 상당인관계에 있는 손해로 볼 수 없어 기왕 치료비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치료비는 기왕치료비의 평균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A씨 가족의 주장에 대해 "향후 치료를 받았다거나 비용을 지출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현가로 계산한 외래진료비 등을 인정했다.
 
아울러 A씨의 개호비에 대해서도 1년 넘는 기간 동안 개호비를 지급하지 않다가 일시에 2160만 원과 3840만 원을 송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을 들어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쇼크 직후 최선의 주의 조치를 다했고, 불가항력적으로 뇌손상이 발생한 만큼 책임을 제한해야 한다"는 B병원의 항변 역시 받아들이지 않은 채 A씨에게 3억 256만 원, 가족에게 위자료 4000만 원 등 3억 4256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고법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의료과실과 뇌손상 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1심에서 계산한 3억 4256만 원에 4032만 원을 더해 총 3억 8289만 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액을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