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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동 회관 뛰어넘을 새 회관
이촌동 회관 뛰어넘을 새 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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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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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10월 30일부터 용산구 청파로에서 회무에 들어갔다. 43년간 의협 회무공간으로 사용하던 이촌동 회관의 재건축을 위한 임시둥지다.

광복 이후 반세기 동안 의협의 영욕을 지켜본 이촌동 회관은 1969년 4월 제 21차 정기총회에서 신축을 의결하면서 태동됐다. 같은해 4월 10일 회관건립전권위원회가 발족해 관철동회관을 매도하고, 11월 6일 한국수자원개발공사로부터 용산구 이촌동 302-75번지 541평을 1900여만원에 매입했다.

1970년 4월 8일 기공식에 이어 1971년 10월 30일 2층 내부공사를 마치고, 첫 사무실 이전이 이뤄졌으니 실제로는 46년간 의협 회무공간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7층까지 공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공사비가 모자라 내장공사가 진전되지 않자 동아제약주식회사가 1000만원, 한격부 당시 의협 회장이 500만원, 권영범 전 재일본한인의사회장이 100만원이란 거금을 희사했다.

명주완·한격부·조동수 회장 등 3대에 걸쳐 집행부의 의지와 실행력, 어려울때 마다 회원들이 기꺼이 특별성금을 내면서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 올릴 수 있었다.

이촌동 회관 이전에도 의협의 역사를 반추해보면 유난히 회관과 관련된 굴곡된 사연이 눈에 띈다. 의협의 전신인 조선의사협회는 1947년 창립 이후 변변한 사무실 조차 없어 서울대병원, 사회부 차관실, 보건부 의정국 등을 전전해야 했고, 1955년 11월에야 종로구 관훈동 옛 의친왕궁을 매입해 첫번째 자체 회관을 마련한다.

사무실과 회의실까지 갖춰 대의원총회와 학술집담회 등을 열 정도였지만 1960년 11월 불의의 화재로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면서 약사회관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했고, 취임 한달만에 윤치왕 회장등 임원진이 총 사퇴하는 후폭풍이 이는등 아픔을 겪었다.

이후 마련한 쌍림동 회관에서는 부채문제로 내부 갈등이 벌어졌으며, 1963년 종로구 관철동의 세번째 회관에서야 안정적인 회무공간이 마련된다.

8년 간의 관철동 회관에 이어 <의협신문> 창간 등 협회의 업무가 늘어나면서 이촌동 회관을 지어 이전하게 된다.

이촌동 회관에서 역대 집행부와 사무국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문의제도를 정착시켰고, 의료보험 도입과정에서 회원들의 이익을 지키는 한편 국민에게 합리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1977년이래 의료보험이라는 관치의료로 억압돼 왔던 의사사회가 2000년 의약분업과 의사파업을 통해 의권을 주장하는등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낸 곳도 이곳이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국내외 피해지역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활동을 펼치며, 이익단체를 넘어 국민에 봉사하는 공익단체로서 자리매김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이처럼 의협의 안정기와 성장기를 이끌었던 이촌동 회관이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안전진단 D등급을 받으며 새 회관의 신축이 결정됐다. 새로 건축될 다섯번째 회관은 물리적 회무공간을 뛰어넘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민국 의사들이 자부심을 느낄 상징으로서 새롭게 건설될 예정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대책,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하는 의료법 발의 등 의료계는 의약분업 이후 최대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혼란스런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 과거를 돌아보면 아무리 어려웠던 시기에도 집행부와 회원들의 의지와 열망이 모아져 회관신축은 이어졌다. 새 회관도 이같은 전통이 이어져 대한의사협회의 새 얼굴로 탄생할 것이다.

이촌동 회관을 뛰어넘어 의협이 '국민건강'과 '의권 수호의 총본산'으로서 새롭게 탄생할 새 회관에 13만 회원의 관심과 정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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